|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026년 1월2일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연금홀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
△18년 만의 연금개혁 시행 맡아
김성주는 18년 만에 단행된 국민연금 개혁을 현장에 안착시키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이번 개혁의 핵심은 ‘더 내고 더 받는’ 것이다.
2025년 3월20일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라 보험료율은 2026년 9.5%를 시작으로 매년 0.5%포인트씩 올라 2033년 13%에 이른다. 노후에 받는 연금 수준을 나타내는 명목소득대체율은 2025년 41.5%에서 2026년 41%로 낮아질 예정이었으나 2026년 이후 새로 쌓이는 가입기간부터 43%가 적용된다.
국가의 지급보장 의무를 법률에 명문화한 것도 개혁의 뼈대다.
종전 국민연금법은 안정적 지급을 위한 시책을 세울 의무만 규정했지만, 개정법은 국가가 연금급여의 안정적·지속적 지급을 보장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가입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월 평균소득인 309만 원을 기준으로 사업장가입자의 월 보험료는 7700원, 지역가입자는 1만5400원 오른다. 사업장가입자는 회사와 절반씩 나눠 내지만 지역가입자는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기 때문이다.
보험료율 인상은 1998년 이후 28년 만이고, 제도 개혁 자체는 2007년 이후 18년 만이다.
개혁이 오래 미뤄진 것은 ‘더 내는’ 개혁이 갖는 정치적 부담 때문이다. 보험료 인상은 전 국민의 지갑에 바로 닿는 사안이라 역대 정부와 국회 모두 논의를 시작하고도 매듭을 짓지 못했다. 2025년에야 여야 합의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정부는 이번 개혁으로 국민연금기금 소진 예상 시점이 2056년에서 2064년으로 8년 늦춰지고, 기금운용 수익률을 연 4.5%에서 5.5%로 1%포인트 높인다는 목표가 함께 달성되면 2071년까지 15년 연장될 것으로 내다봤다.
개혁은 2026년 들어 국민이 체감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1월1일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크레딧 제도도 확대됐다. 크레딧은 보험료를 내지 않은 기간 일부를 가입기간으로 인정해 연금액을 높여주는 제도다. 출산 크레딧은 둘째 자녀부터 인정하던 것을 첫째 자녀부터 인정하도록 넓히고 50개월 상한도 없앴다. 군복무 크레딧은 최대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었다.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대상도 19만3천 명에서 73만6천 명으로 늘었다.
7월1일부터는 보험료 산정 기준인 기준소득월액 상·하한액이 상한 637만 원에서 659만 원, 하한 40만 원에서 41만 원으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상한을 적용받는 고소득 가입자의 월 보험료는 57만3300원에서 62만6050원으로 늘었다. 다만 전체 가입자의 약 86%를 차지하는 월 소득 41만~637만 원 구간은 상·하한액 조정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등 제도의 핵심은 정부와 국회가 법률로 정하고, 기준소득월액 상·하한액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한다. 국민연금공단은 이를 적용해 보험료를 부과·징수하고 연금을 지급하며 개정된 제도를 현장에 정착시키는 집행기관 역할을 맡는다.
김성주는 제19대 이사장 취임 뒤 이번 개혁을 “18년 만의 연금개혁, 28년 만의 보험료 인상으로 국민연금이 시간을 벌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후속 개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스튜어드십 코드 ‘시즌2’ 추진, 위탁운용사까지 책임투자 확대
김성주는 제16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시절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위탁운용사와 대체투자까지 확대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시즌2’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26년 7월2일 ‘수탁자책임활동(스튜어드십) 이행점검 체계 도입 방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은 하반기부터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하고, 국내주식 위탁운용사의 수탁자책임 활동도 평가해 추가 자금 배정과 회수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존 스튜어드십 코드가 상장기업을 상대로 한 의결권 행사에 무게를 뒀다면, 이번 개편은 국민연금공단이 자금을 맡기는 위탁운용사와 대체투자까지 책임투자 원칙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시즌2’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기업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필요한 경우 의결권을 행사해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높이도록 하는 책임투자 원칙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김성주가 문재인 정부 시절 제16대 이사장으로 재임하던 2018년 기금운용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를 도입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연금 사회주의’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김성주는 “연금 사회주의가 아니라 연금 자본주의다.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관리·운용하는 기관으로서 수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책임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국민연금공단은 대한항공과 한진칼 등을 시작으로 주요 상장기업의 이사 선임과 배당정책, 지배구조 개선 등에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며 국내 기관투자자의 책임투자 문화를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성주는 제21대 국회의원 시절에도 스튜어드십 코드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2023년 윤석열 정부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비상근 위원 구성을 가입자단체 중심에서 전문가단체 추천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바꾸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공동성명을 내고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악용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사회와 토론회를 열고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정치적 독립성과 객관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밸런싱 논란 정면 대응, ‘74조 매도설’ 반박
김성주는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을 둘러싼 ‘74조 매도설’에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반박하며 시장 논쟁의 한복판에 섰다.
국민연금기금 규모가 1670조 원을 넘어 국내 자본시장의 핵심 투자자로 자리 잡으면서 공단 수장의 발언 역시 시장의 관심을 받게 됐다.
김성주는 2026년 7월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연금 리밸런싱과 74조 매도폭탄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지만 터무니없는 숫자”라며 “리밸런싱에 들어가더라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앞서 증권사의 추정치를 두고 “언제부터 애널리스트가 점쟁이 노릇을 하게 됐는지 의아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리밸런싱은 주가 변동으로 자산별 비중이 목표 범위를 벗어났을 때 일부 자산을 사고팔아 장기 자산배분 원칙을 유지하는 운용 절차다.
2026년 상반기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공단의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를 넘어섰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최대 74조 원의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됐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026년 1월26일 국내주식 리밸런싱을 6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주가가 올라 비중이 기준을 넘었다고 해서 기계적으로 주식을 팔지는 않겠다는 조치였다.
이어 5월28일에는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높이고, 목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허용 범위도 최대 ±8%포인트로 넓혔다. 코스피 상승으로 커진 실제 보유 비중에 맞춰 기준선 자체를 올려 잡음으로써 리밸런싱에 따른 매도 부담을 줄인 것이다. 유예가 끝난 7월1일부터는 새 기준에 따른 비중 관리가 다시 시작됐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개별 증권사의 분석을 개인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과장된 시장 전망을 바로잡아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려 했다는 평가와 함께, 국민연금공단의 공식 운용계획이 공개되기 전에 공단 수장이 시장 전망을 직접 반박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국민연금공단은 실제 매매 시기와 규모를 공개하지 않는다. 운용 전략이 알려질 경우 선행매매를 유발해 기금 수익률과 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적 연기금인 만큼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범위에서는 자산배분 원칙과 운용 기준을 보다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도 꾸준히 제기된다.
국민연금공단의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기준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심의·의결하고 실제 매매는 기금운용본부가 집행한다. 김성주는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공단 수장으로서 시장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민연금기금 규모가 커질수록 자산배분 결정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김성주에게는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도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장기 투자 원칙에 대한 신뢰를 함께 지켜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외환스와프·환헤지 놓고 기금운용 원칙 설명
김성주는 국민연금공단이 환율 안정에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논란 속에서 해외투자와 환헤지는 기금운용 차원의 위험관리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논란은 김성주가 취임하기 전부터 시작됐다.
2025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까지 치솟자 국민연금의 역할이 주목받았다. 국민연금공단은 해외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사들이는 외환시장의 큰손이면서, 동시에 그 달러 수요를 조절해 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공단은 2025년 11월24일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함께 논의하는 4자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12월15일에는 외환스와프 거래와 한시적 전략적 환헤지 기간을 2026년 말까지 연장했다. 두 결정 모두 전임
김태현 이사장 재임기에 이뤄졌다.
외환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일정 기간 교환한 뒤 만기에 다시 맞바꾸는 거래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외환시장에서 직접 사는 대신 한국은행을 통해 조달해 시장의 달러 수요를 줄인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급등할 때 해외자산 일부의 환위험을 줄이는 한시적 운용전략이다. 두 장치 모두 기금의 환위험을 관리하는 수단이자 외환시장의 달러 수급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국민연금공단이 환율 방어에 활용된다는 시각과 기금 자체의 위험관리라는 의견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김성주는 취임 뒤 후자의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김성주는 2026년 1월29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에 동원된다고 말하는 것은 오해”라며 “환헤지는 정부나 한국은행의 요구가 아니라 국민의 보험료로 조성된 기금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자체적 위험관리”라고 말했다.
이어 2월4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는 “최근 10년간 국민연금공단의 외환 조달 규모와 원·달러 환율이 비례하지 않았다”며 해외투자 확대가 환율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는 시각에 선을 그었다. 김성주는 “외환시장이 안정되면 환헤지를 하지 않는 ‘환오픈’ 전략으로 돌아가는 것이 장기 투자자인 국민연금공단의 원칙”이라고도 밝혔다.
그러나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국민연금의 외환 대응은 계속 확대됐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국민연금공단은 2026년 4월16일 외환스와프 한도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늘렸고, 6월27일에는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기존 5%에서 10%로 높였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했지만 국민연금이 사실상 환율 방어에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이어졌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환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결정일 뿐 정부의 환율 정책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외환스와프와 환헤지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추진되고 실제 운용은 기금운용본부가 맡는다. 김성주는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 논의에 참여하고 공단 수장으로서 대외 소통을 담당한다.
국민연금의 해외자산이 늘어날수록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밖에 없다. 환율이 출렁일 때마다 국민연금의 역할을 둘러싼 의구심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김성주가 밝혀온 기금운용 원칙이 실제 운용에서 일관되게 지켜지는지가 시장의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MBK·홈플러스 사태 계기 위탁운용사 관리 강화
김성주는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국민연금공단의 사모펀드 투자와 위탁운용사 관리체계를 손질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김성주는 2026년 7월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국회에서 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치권은 국민연금공단에 MBK파트너스에 대한 투자금 회수와 신규 펀드 출자 제한을 적극 검토하고 위탁운용사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을지로위원회는 같은 시기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경영진도 잇달아 불러 홈플러스 긴급자금 지원 협상을 압박했다.
국민연금공단과 홈플러스 사태의 연결고리는 사모펀드 출자다.
국민연금공단은 사모펀드 운용사가 조성하는 펀드에 돈을 대는 출자자(LP)로 참여한다. 2015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5826억 원,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보통주 295억 원 등 모두 6121억 원을 투자했다.
국민 노후자금이 MBK파트너스를 거쳐 홈플러스 인수 자금으로 들어간 구조가 됐다. 이 투자는 김성주가 이사장으로 첫 임기를 맡기 직전에 결정됐다.
국민연금공단은 이후 원금과 배당 등으로 3131억 원을 회수했지만 2025년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남은 투자금의 손실이 현실화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26년 1월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를 열고 2024년 말 약 9천억 원으로 평가했던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의 공정가치를 0원으로 낮춰 장부상 전액 손실로 반영했다. 보통주 투자분은 이에 앞서 0원으로 조정됐다. 다만 장부상 상각과 실제 회수액은 같은 개념이 아니어서 향후 절차 진행에 따라 최종 회수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홈플러스는 2026년 7월16일 기준 갈림길에 서 있다. 앞서 같은달 3일 서울회생법원은 자금 조달 방안 미비를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면서도, 즉시항고 기간 안에 긴급운영자금 2천억 원을 실제 조달하면 폐지 결정을 철회하고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후 MBK파트너스가 김병주 회장 개인 보증을 포함해 2천억 원 전액에 연대보증을 서기로 하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이를 수용하면서 청산 위기를 넘길 가능성이 열렸다. 다만 긴급 자금이 조달되더라도 매장 경쟁력 회복 등 정상화까지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 위탁운용사의 투자 성과뿐 아니라 투자기업의 지속가능성과 투자자 보호까지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성주도 취임사에서 “MBK-홈플러스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위탁운용사가 투자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기금 투자와 평가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홈플러스 투자의 결정과 손실 발생은 김성주의 재임기와 겹치지는 않지만 그가 책임질 몫은 손실 이후의 제도 정비다. 사모펀드 출자 심사와 위탁운용사 사후 관리를 어떻게 바꾸는지가 이 사태에 대한 김성주의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로 64조 걷어 연금 50조 지급, 남는 돈 줄어드는 구조 진입
김성주는 보험료 수입만으로 연금을 지급하기 어려워지는 전환기에 국민연금공단을 이끌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걷고 수급자에게 연금을 지급하며 국민연금기금 관리를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국민연금 제도는 가입자가 낸 보험료와 기금운용 수익을 재원으로 연금을 지급하는 구조이며, 공단은 이를 집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영리기관이 아닌 만큼 공단의 손익은 일반 기업의 실적과 같은 기준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공단은 2025년 매출(수익) 50조5182억 원, 영업손실 112억 원, 당기순손실 248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 대부분은 연금 지급과 사업 운영을 위해 국민연금기금에서 전입받는 자금이다. 운영비가 예산을 초과하면 회계상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의 영업손익과 같은 의미로 보기 어렵다. 국민연금공단의 재정 상태는 공단 회계가 아니라 국민연금기금 계정으로 판단한다.
기금 계정으로 보면 2025년 국민연금공단은 보험료 63조8803억 원을 걷어 연금급여 49조6605억 원을 지급했다. 보험료 수입이 연금 지출보다 약 14조2천억 원 많아 남는 재원은 미래 연금 지급을 위한 기금에 적립됐다.
다만 국민연금 수급자가 2026년 중반 800만 명을 넘어선다. 제도를 도입한 지 38년 만이다. 늘어나는 속도도 빨라져 300만 명에서 400만 명이 되는 데 4년 8개월이 걸렸지만, 700만 명에서 800만 명까지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노령연금 수급자는 2024년 601만5천 명에서 2025년 648만6천 명으로 1년 사이 47만 명 늘었다. 고령화가 이어지면 보험료 수입보다 연금 지출이 많아지는 시점이 오고, 이후에는 적립된 기금과 기금운용 수익으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 보험료보다 기금운용 수익의 역할이 점차 커지는 구조다.
2025년 말 국민연금기금 순자산은 1458조 원으로 1년 전보다 245조 원 증가했다. 보험료 수지 흑자와 함께 국내외 주식·채권 가치 상승에 따른 약 192조 원의 평가이익이 반영된 결과다.
공단은 이 밖에도 장애등급심사와 근로능력평가 등 정부 위탁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운영비는 대부분 국민연금기금에서 충당하며 정부 위탁사업 수수료도 일부 수입으로 반영된다.
△역대 최고 수익률 이어받아, 장기 성과 유지 과제
김성주는 국민연금기금이 역대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성과를 이어받아 이를 장기 성과로 끌고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2025년 18.82%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했다. 2000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최고치다. 운용수익금은 역대 최대인 231조6천억 원, 연말 적립금은 1458조 원이었다. 운용수익금은 2025년 한 해 연금 지급액(약 49조7천억 원)의 4.7배에 이른다.
국민연금공단은 2026년 2월27일 이 같은 성과를 발표하며 노르웨이 국부펀드(15.1%)와 일본 공적연금(12.3%) 등 해외 주요 연기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기금 설치 이후 연평균 누적수익률도 처음으로 8%를 넘어 8.04%를 기록했다. 적립금은 2026년 1월 말 1540조4천억 원으로 처음 150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4월 말에는 1670조7천억 원까지 늘어났다. 2026년 1월 말 기준 누적 운용수익금은 1050조8천억 원으로 전체 적립금의 약 68%를 차지했다. 국민연금 적립금의 상당 부분이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가 아니라 장기간 투자로 거둔 운용수익으로 쌓인 셈이다.
김성주는 장기 관점의 리스크관리와 자산배분 다변화, 성과보상체계 개선 등이 성과의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2025년 수익률에는 국내 증시 강세 등 시장 환경도 크게 작용했다.
기금운용 성과는 국민연금 재정과도 직결된다. 정부는 2025년 연금개혁 당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에 더해 기금운용 수익률을 연 4.5%에서 5.5%로 1%포인트 높이는 목표가 달성되면 기금 소진 예상 시점이 2064년에서 2071년으로 7년 더 늦춰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주도 2026년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장기 평균 수익률을 5.5%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국민연금의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기금운용 성과를 좌우하는 목표수익률과 자산배분 등 주요 운용정책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심의·의결하고 실제 투자는 기금운용본부가 집행한다.
김성주는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 관련 논의에 참여하고 기금운용본부를 총괄·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높아진 수익률에 대한 기대 속에서 장기 성과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운용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김성주의 과제로 꼽힌다.
△기금운용본부장 인선 착수, 재선임 뒤 첫 핵심 인사
김성주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취임 뒤 첫 핵심 인사인 기금운용본부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국민연금공단은 2026년 6월10일 기금이사추천위원회를 열고 6월11~25일 차기 기금이사 후보자를 공개 모집했다.
기금이사는 기금운용본부를 총괄하며 기금의 관리·운용을 책임지는 자리로 기금운용본부장 또는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불린다. 기본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씩 연임할 수 있다.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추천위원회 추천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한다.
연금제도와 자산배분 등 주요 정책은 정부와 국회,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권한이지만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은 이사장이 결정권을 쥔 인사다.
전임
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은 2022년 12월 취임해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했고 2025년 12월26일 연장 임기가 끝났다. 2026년 7월 현재까지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직무를 이어가고 있다.
서원주 본부장 체제에서는 취임 초기의 부진을 딛고 기금운용 성과가 크게 개선됐다. 부임 첫해인 2022년 수익률은 역대 최저인 마이너스 8.28%였으나 이듬해 13.6%를 기록하며 전년도 평가손실을 대부분 만회했고 2025년에는 역대 최고인 18.82%의 수익률을 냈다.
차기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런 운용 성과를 이어가는 동시에 조직 안정과 장기 투자역량 강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운용역 처우 개선과 해외투자 전문인력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김성주가 기금운용본부장 인선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제16대 이사장 재임 중이던 2018년 10월 1년 넘게 공석이던 기금운용본부장에
안효준 전 BNK금융지주 사장을 임명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기금운용본부 정상화를 추진했다.
당시에는 본부장 공백과 인력 이탈로 흔들리던 조직을 수습하는 인사였다면 이번에는 역대 최고 수익률을 낸 조직의 다음 사령탑을 고르는 인사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사각지대 해소 이어가, 공공신탁·청년 첫 보험료 지원
김성주는 첫 번째 이사장 임기에 이어 두 번째 임기에서도 국민연금 가입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한편, 치매 공공신탁 등 취약계층 지원을 통해 국민연금공단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2026년 7월7일 치매안심 재산관리서비스의 첫 계약 4건을 체결했다. 2026년 4월 사업을 시작한 뒤 약 두 달 만이다.
치매안심 재산관리서비스는 치매나 경도인지장애 등으로 스스로 재산을 관리하기 어려운 사람의 의료비와 요양비, 생활비 등을 공단이 신탁 방식으로 관리해 주는 공공신탁 사업이다. 기초연금 수급자를 중심으로 시행되며, 정부와 공단은 2026년 750명 안팎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운영한 뒤 2028년 본사업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공공신탁은 발달장애인 재산관리 지원사업을 고령층으로 확대한 제도다. 국민연금공단은 2022년부터 발달장애인 재산관리 시범사업을 운영하며 취약계층의 재산을 보호해 왔다. 보험료를 걷고 연금을 지급하는 기관을 넘어 취약계층의 노후 자산까지 보호하는 종합 노후보장기관으로 역할을 넓히고자 했다.
국민연금 가입 사각지대 해소도 김성주가 첫 임기부터 꾸준히 추진해 온 과제다. 국민연금공단은 2026년 6월23일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생애 처음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청년의 첫 달 보험료를 지원하는 제도를 하반기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2026년 4월 국민연금법 개정에 따라 2027년부터 시행되는 이 제도는 18세 청년의 첫 달 보험료를 지원하거나 이미 가입 이력이 있는 경우 가입기간 1개월을 추가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국민연금 가입 이력을 앞당겨 향후 추후납부 등을 통해 가입기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다.
김성주는 첫 번째 이사장 재임 당시에도 정부의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 확대에 맞춰 저소득 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 기반을 넓히고, 건설 일용근로자와 비정규직의 사업장 가입 기준 개선 등을 추진했다.
제19대 이사장 취임 이후에는 일용근로자의 사업장 가입 기준 완화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플랫폼 종사자 등 새로운 고용 형태의 가입 확대 필요성도 제시하고 있다.
다만 플랫폼 종사자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가입 확대는 법률 개정과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치매 공공신탁 역시 시범사업 단계에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노후소득 보장을 넘어 재산관리까지 역할을 넓히려는 구상이 실제 제도로 안착되도록 힘을 싣고 있다.
△퇴직연금 ‘공적 메기’ 제안, 2단계 연금개혁 화두 던져
김성주는 국민연금 개혁 이후 다음 과제로 퇴직연금 개편을 제시하며, 국민연금공단이 기금형 퇴직연금 시장의 ‘공적 메기’ 역할을 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정부는 2026년 들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연계하는 다층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을 위한 구조개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노사단체 가 참여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는 2026년 2월 퇴직연금 도입 20년 만에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등에 합의했으며, 정부도 후속 제도 설계에 착수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성주는 2026년 6월23일 온라인 기자설명회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국민연금공단도 운용 주체 가운데 하나로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하면 민간 금융회사와 경쟁하는 ‘공적 메기’ 역할을 통해 수수료를 낮추고 장기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노사가 참여하는 기금이 적립금을 통합 운용하는 방식이다. 현재처럼 가입자가 금융회사 상품을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계약형보다 장기 분산투자에 유리해 낮은 수익률 문제를 개선할 대안으로 거론된다.
김성주는 18년 만의 국민연금 모수개혁이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퇴직연금을 연계하는 구조개혁이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여 국민 노후소득을 보완하는 것이 다음 개혁의 핵심 과제라고 보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시장 참여는 아직 정책 제안 단계다. 노사정 TF는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합의했을 뿐, 국민연금의 참여 여부는 포함하지 않았다.
실제 참여를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 설계와 국회의 입법, 별도의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장기 운용 경험을 활용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공적 기관의 시장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맨 오른쪽)이 2026년 7월8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전북 KB금융타운 개소식'에 참석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 등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KB금융그룹 > |
△전북 금융중심지 추진, 기금운용본부 중심 금융생태계 조성
김성주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전북 혁신도시를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로 육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2026년 들어 전북 혁신도시에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사를 유치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김성주는 2026년 7월8일 전북 혁신도시에 문을 연 KB금융타운 개소식에 참석해 금융생태계 확대 의지를 밝혔다. KB금융타운에는 KB국민은행과 KB증권, KB자산운용, KB손해보험 등 KB금융그룹 주요 계열사가 입주해 자산운용 특화 금융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전북 금융생태계 조성은 김성주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추진해 온 과제다.
김성주는 19대 국회의원이던 201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전북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기여했고, 2012년 문재인 대통령선거 후보의 공약에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을 반영하는 데도 참여했다. 21대 국회에서는 전북을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제16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재임 때부터는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사를 유치해 전북 혁신도시에 금융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국민연금공단은 그동안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과 BNY멜론 등 국내외 금융기관 사무소를 유치하고, 전북특별자치도와 함께 국제금융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기반을 넓혀왔다.
김성주가 제19대 이사장으로 복귀한 뒤에도 전북을 서울·부산과 차별화한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주는 취임사에서 "지난 10년이 전북에 뿌리내리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10년은 함께 미래로 도약하는 시간"이라며 전북 금융생태계 조성 의지를 재확인했다. 기금운용본부가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하며 지방 이전 당시 제기됐던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하면서 "기금운용본부가 어디에 있는가는 아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성과는 안정됐지만 인력 확보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기금운용본부는 전주 이전 직후인 2018년 운용역 정원의 3분의 1가량이 공석일 정도로 인력 이탈을 겪었다.
김성주는 제16대 이사장 재임 당시 2026년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받기 힘들었던 보고가 운용역 퇴사 보고였다”고 회고하면서 “현재는 운용역이 400명에 가까워졌고 이직률도 7% 수준으로 안정됐다”며 경력 채용과 신입 양성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다만 금융도시 조성에는 과제도 적지 않다. 금융기관 사무소 유치가 실제 운용인력과 투자 기능의 이전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정주여건과 금융 인프라도 숙제로 꼽힌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역시 2026년 7월 현재 금융위원회의 심사와 정부의 최종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 ▲ 김성주 제19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025년 12월17일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6년 만에 복귀, 사상 첫 두 차례 수장
김성주는 제19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하며 6년 만에 국민연금공단으로 돌아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제16대 이사장을 지낸 데 이어,
이재명 정부에서 다시 공단 수장을 맡으면서 공단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이사장에 오른 인물이 됐다.
김성주는 2025년 12월17일 취임식에서 “ 2년2개월 동안 매일 출근하던 국민연금공단에 다시 6년 만에 오게 됐다"며 "지난 성과를 계승하고 풀지 못한 과제는 해결하면서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주의 복귀는 18년 만의 연금개혁 이후 후속 제도 정비와 기금운용 체계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에 이뤄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연금정책을 다뤘고,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연금공단을 이끌었던 경험을 함께 갖춘 점이 재기용의 배경으로 꼽혔다.
첫 번째 임기에는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활동 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기금운용본부의 조직 안정화와 운용인력 확충을 추진했다.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와 일용근로자 가입 기준 개선 등을 통해 국민연금 가입 사각지대 해소에도 힘을 쏟았다.
두 번째 임기에서는 2단계 연금개혁, 다층 노후소득보장체계 구축, 가입 사각지대 해소, 책임투자 확대와 위탁운용사 관리체계 개선 등 국민연금의 역할을 한 단계 넓히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다만 임명 과정에서는 정치인 출신 기관장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제기됐다. 김성주는 제16대 이사장 재임 중이던 2020년 총선 출마를 위해 임기를 마치지 않고 물러난 바 있다.
△16대 이사장 시절, 신뢰 위기 속 취임해 위기와 반등을 모두 경험
김성주의 첫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임기는 국민연금이 안팎의 위기를 겪던 시기에 시작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김성주는 2017년 11월 제16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결정이 국정농단 사태 수사로 이어지며 신뢰가 흔들렸고,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직후 운용인력 이탈로 조직이 불안정하던 때였다. 전주 출신 정치인이자 기금운용본부 이전 입법을 지원했던 인물이 그 수습을 맡게 된 셈이었다.
김성주는 취임 뒤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를 앞세웠다.
1년 넘게 공석이던 기금운용본부장을 임명하고 조직을 개편했으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국내주식 대여를 중단하는 등 책임투자·리스크 관리 체계를 손질했다. 두루누리 지원 확대 등 가입 사각지대 해소도 함께 추진했다.
재임 기간 기금운용 성과는 부침을 겪었다.
2018년 글로벌 증시 부진 속에 연간 수익률이 -0.92%로 떨어졌으나, 2019년에는 11.31%의 수익률로 73조 원의 운용수익을 내며 당시 기준 역대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운용 체계를 정비한 것도 이 시기다.
김성주는 임기 만료를 약 10개월 앞둔 2020년 1월 7일 제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때의 중도 사퇴는 2025년 선임 과정에서 정치인 출신 기관장 논란이 다시 제기되는 배경이 됐다.
첫 임기는 신뢰 위기에 빠졌던 국민연금의 제도적 기틀을 다진 시기라는 평가와 함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개입 논란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된 시기로도 평가됐다.
김성주가 두 번째 임기에서 추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시즌2와 해외투자 확대, 사각지대 해소는 상당 부분 첫 임기에 마련한 체계를 잇는 성격을 갖는다.
△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로 협상, 2%포인트 벽에 막혀
김성주는 제21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아 국민연금 개혁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협상의 절반은 입법으로 이어졌지만, 나머지 절반은 국회를 떠난 뒤 다른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연금개혁은 김성주가 국회에 들어온 뒤 줄곧 붙잡아 온 의제였다. 19대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와 국민대타협기구에 참여했고, 연금제도는 적정한 노후보장, 재정의 지속가능성, 사회적 연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21대 국회에서는 연금개혁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활동했다. 특위는 공청회와 민간자문위원회, 재정추계, 시민대표단 공론화 등을 거쳐 개혁안을 논의했다.
여야는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높이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지만 소득대체율을 놓고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45%를, 국민의힘은 43%를 주장했다. 김성주는 “공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보험료율 15%·소득대체율 50%’보다 재정 부담을 고려해 민주당안을 ‘13%·45%’'로 낮춰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5월7일 특위는 합의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당시
주호영 특위위원장은 “소득대체율 2%포인트 차이 때문에 입법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주는 이후에도 21대 국회 안에서 개혁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연금개혁은 결국 22대 국회로 넘어갔다.
2025년 3월 국회를 통과한 개혁안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3%였다. 보험료율은 김성주가 참여한 협상 결과가 반영됐지만, 소득대체율은 국민의힘이 주장한 수준에서 결정됐다.
김성주는 22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해 개혁 입법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했고, 같은 해 12월 제19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복귀해 국회에서 논의했던 개혁안을 집행하는 위치에 서게 됐다. 이후 구조개혁과 노후소득 보장 강화를 강조하는 행보는 국회 시절부터 이어온 문제의식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 ▲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023년 6월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국회 당 사무실에서 열린 '민주당-양대노총 청년정책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회의원으로 보건복지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 펼쳐
김성주는 19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 상반기까지 약 4년 동안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아 복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 20대 총선에서는 낙선했지만 문재인 대선후보의 대선캠프와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일하면서 복지공약의 틀을 마련했다.
김성주는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를 지망했. 2012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소득상위 30% 계층의 무상보육을 철회한 것을 ‘무상보육 후퇴’로 규정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2012년 11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연금의 국가 지급 책임을 명문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금운용위원회의 정부위원 비중을 줄이고 기금운용본부 설치를 명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013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전라북도로 이전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관련 전문가와 여러 차례 만나 대응논리를 만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점도 부각해 여야 협력을 이끌어냈다.
2014년 6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야당 간사를 맡았다. 그해 12월에도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5%로 고정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건강보험법 개정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2014년 12월 인터뷰에서 남은 임기 동안 해결하고 싶은 보건의료분야 과제로 민간보험 문제를 들기도 했다.
2015년 5월2일 타결된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고정하는 방안을 부칙 별첨자료로 함께 넣는 데 앞장섰지만 결국 법안에 관련 문구를 넣지는 못했다.
2015년 6월 새정치민주연합 메르스(증동호흡기증후군) 대책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아 박근혜 정부의 메르스대책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선캠프서 복지·연금 정책 지원
김성주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과정에서 복지·연금 정책과 지역 공약 마련을 주도했다.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주병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재명 후보의 전주 지역 공약을 소개하고 지역 현안과 연계한 정책 홍보에 참여했다.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참여했다. 전문위원단장으로 복지 분야 공약과 국정과제 마련에 힘을 보탰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민주통합당 전북도당 대선공약기획단장을 맡았다. 당내 경선에서는 정세균 상임고문을 지지했으며, 문재인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에는 복지국가위원회에서 보건의료·복지 분야 공약의 틀을 짰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북혁신도시 이전 공약 마련에도 힘을 보탰다.
2015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았다. 당내 신당 창당과 탈당 논의가 이어지자 분열보다는 야권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에는 더불어민주당 호남특보를 맡아 당 활동을 이어갔다.
△시민운동·도의원 거쳐 2선 국회의원, 연금정책 전문가로 자리매김
김성주는 시민사회계, 지방의회를 거쳐 제19대와 제21대 국회에서 활동한 2선 의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거치며 연금·복지정책 분야의 전문성을 쌓았다.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전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국민참여운동 전북본부’ 사무처장을 맡으며 민주개혁 진영에서 정치 활동을 본격화했다.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북 전주시 제5선거구에 출마해 제8대 전라북도의원에 당선됐고, 2010년 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도의회에서는 환경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했고, 환경복지위원장을 맡아 복지정책과 지역 현안을 다뤘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전주시 덕진구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와 공적연금발전 태스크포스(TF),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국민대타협기구 위원 등을 맡으며 연금제도와 복지정책 분야의 전문성을 키웠다. 국민연금공단 본사와 기금운용본부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에도 힘을 보탰다.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는 전주시병 선거구에서 국민의당
정동영 후보에게 989표 차로 석패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제16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낸 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다시 전주시병에 출마해
정동영 후보를 큰 표 차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21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 등을 맡아 국민연금 개혁과 공적연금 제도 개선 논의를 이끌었다.
2024년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전주시병 후보 경선에서
정동영에게 패해 3선 도전에는 실패했다. 이후 2025년 12월 제19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하며 공단 역사상 처음으로 두 차례 이사장을 맡게 됐다.
△학생운동과 노무현 대선캠프 활동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다니던 시절 민주화운동을 했다.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 1986년 인천의 한 공장에서 금속연마공으로 일하면서 일당 4천 원을 받았다. 그때 약자를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복지를 해답으로 생각해 정치에 뛰어들게 됐다고 훗날 회고했다.
1985년 구로노동자연대 파업사건, 1987년 반제동맹사건 등에 연루돼 구속됐다.
대학 졸업 뒤 ‘시민행동21’ 뉴미디어센터 소장을 지내는 등 전라북도 지역의 시민사회에서 주로 활동했다.
1990년 한누리컴퓨터를 창립하면서 정보기술(IT)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1998년 전주시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면서 정치계에 처음 모습을 나타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을 만드는 국민참여운동 전라북도본부’ 사무처장을 지냈다. 그해 민주당 광역의원 경선에도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