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종석 CJ프레시웨이 대표가 임기 초반부터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CJ그룹 계열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줄어든 3개 회사에 이름을 올렸다. 순손실을 보며 적자로 돌아서면서 시가총액 역시 2015년보다 56%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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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종석 CJ프레시웨이 대표. |
CJ프레시웨이에 겨누어진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끝 역시 부담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문종석 대표는 CJ프레시웨이의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쏟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CJ그룹의 식자재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이다.
문 대표는 당초 수도권 위주였던 식자재 유통 영업망을 최근 전국 지역단위로 분산했다. 상품과 물류조직도 현장중심으로 재편했다. 지방 고객사와 직접 소통해 매출원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해에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이 바닥을 치면서 실속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과 대비해 12.3% 늘었지만 순손실 58억 원을 내면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도 5억 원에 그쳐 2015년 같은 기간보다 92.4%나 줄었다. 매년 지급되던 성과급 역시 3년 만에 지급이 중단됐다.
자회사인 프레시원의 부실채권 대손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이 상당한 타격을 안긴 데다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고수익성의 외식경기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김정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는 일회성 비용을 감안해도 대내외적인 이슈로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실적반등을 위한 뚜렷한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표가 막닥뜨린 악재는 또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학교급식 등의 식자재 납품과정에서 리베이트 정황을 포착하고 CJ프레시웨이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와 대상, 동원F&B, 푸드머스 등 4개 업체가 급식납품을 대가로 학교 영양교사에게 2년 6개월 동안 16억 원 상당의 상품권과 포인트 등을 건넸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미 대상에 과징금 5억2천만 원, 동원F&B에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CJ프레시웨이와 푸드머스를 놓고도 곧 법 위반여부를 판단해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종석 대표는 CJ그룹이 지난해 9월 3년 만에 실시한 대규모 인사에서 승진했다. 이제 갓 임기 6개월을 채운 셈이다.
지난해 일회성 비용요인과 급식납품 비리의혹 등은 그의 취임 전에 발생한 만큼 문 대표를 탓하기 어렵지만 수익성을 본궤도에 올릴 책임은 무겁다.
문 대표는 사회경제적 문제로 국내 외식업 경기가 어려운 만큼 글로벌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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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3일 열린 CJ프레시웨이의 신입사원 입사 1주년행사 'RE:Fresh Day'에서 문종석 대표가 사원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그는 2월 열린 신입사원 입사1주년 행사에서 “중국 진출, 베트남 물류센터 건립과 칠레사무소 설립 등 글로벌 사업 강화로 세계 최고의 식자재 유통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최근 칠레에 식자재 유통기업 최초로 남미사무소를 오픈했다. 남미에서 발굴한 농축산물을 국내와 중국, 베트남에 유통하겠다는 것이다. 베트남 최대 외식기업인 골든게이트와 연간 100억 원 규모의 식자재 구매통합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문 대표는 CJ프레시웨이가 현재 최다수주를 기록하고 있는 병원 급식시장의 점유율 역시 임상영양학적 역량을 강화를 통해 더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기준으로 전국 30여 개 주요병원에 하루 5만3천 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과 관련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국내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특히 유통 영업망의 재편을 놓고 “지방 고객사들과 관계가 강화되면 부산이나 충청권 등에서 대형고객들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은 매출이 수도권 중심이었지만 전국적인 범위로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 조사와 관련해선 “우리 회사의 경우 현금성 포인트 등을 지급한 것은 아니고 상품후기를 올리면 영화티켓 등을 주는 이벤트를 한 것”이라며 “이를 정상적인 영업활동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공정위 결정에 따른 것이고 결과를 예상하기는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