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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현 CJ그룹 회장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법정구속은 피했다.
CJ그룹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CJ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정부와 코드를 맞추려 든다는 비판까지 들어가며 안팎으로 구명활동을 펼쳐왔다. 또 최근 범삼성가의 탄원서 제출로 내심 집행유예를 기대했던 탓에 매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CJ그룹은 즉각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1년 감형
서울고법 형사10부(권기훈 부장판사)는 12일 이재현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52억 원을 선고했다. 징역 4년이 선고됐던 1심 때보다 1년 감형됐으며, 260억 원이던 벌금액은 8억 원 줄었다.
재판부는 “조세포탈 범죄는 일반 국민의 납세의식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이미 허가된 구속집행정지는 취소하지 않고 당분간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외자금 조성에 의한 횡령 혐의 등에 대해서 상당 부분을 무죄로 선고했다. 이로써 이 회장의 조세포탈·횡령·배임액은 애초 검찰이 주장했던 1657억여 원에서 675억여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재판부는 양도소득세 및 종합소득세, 증여세, 가산세 납부액 상당을 조세포탈액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여 조세포탈액을 251억 원으로 감액했다. 또 국내외 계열사 법인자금 횡령액은 115억여 원으로, 부동산 매입 등에 따른 배임액은 309억여 원으로 판단했다.
이 회장 변호인은 이날 선고직후 “가장 중요한 공소사실 중 하나인 부외자금 횡령이 무죄로 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그러나 “수형생활을 감당할 수 없는 건강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실형이 선고돼서 안타깝다”며 “상고해서대법원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 CJ그룹의 구명활동 효과 못봐
이재현 회장의 구명을 위해 범삼성가가 나서고 CJ그룹은 창조경제 광고를 하는 등 여러 활동을 펼쳤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은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이 회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또 탄원서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탄원서는 이재현 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고 현재 수감생활을 할 수 없는 몸 상태인 점을 감안해 재판부의 선처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 회장의 공백으로 CJ그룹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앞서 CJ그룹은 검찰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6월부터 ‘창조경제를 응원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CJ 제일제당은 주요 일간지에 일제히 ‘더 살맛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백설이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광고를 내보냈고, CJ E&M 계열 채널에서도 ‘CJ E&M이 대한민국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광고영상을 내보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 “CJ가 검찰수사를 의식해 정부와 코드 맞추기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회장은 앞서 수천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546억 원의 세금을 탈루하고 719억 원의 국내외 법인자산을 횡령하는 등 총 1657억 원의 탈세·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에 벌금 260억 원을 선고했다.
이 회장은 1심 재판 과정에서 신장 이식수술을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후 수차례에 걸쳐 구속집행정지 연장결정을 받고 현재 입원치료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