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천 기자 bamco@businesspost.co.kr2026-05-29 14: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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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울산시장 선거 막판 판세가 범여권 후보 단일화와 보수진영 분열 변수에 흔들리고 있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 단일화를 마무리한 반면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는 박맹우 무소속 후보 완주에 따른 보수 표심의 분산을 우려하고 있다. 선거 막판에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단일화 효과’와 ‘보수 결집’이 떠오르고 있다.
▲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울산시장 후보들이 투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국민의힘 김두겸, 무소속 박맹우 후보. <연합뉴스>
29일 울산 지역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울산시장 선거는 사전투표 개시와 함께 막판 총력전에 들어갔다.
앞서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종훈 진보당 후보는 28일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를 마무리했다. 김종훈 후보는 ‘후보 단일화 경선’ 결과 발표 뒤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울산시장 선거는 김상욱 민주당 후보,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 박맹우 무소속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울산시장 선거에서 단일화는 역대 선거마다 판세를 흔든 핵심 변수로 꼽혀 왔다.
울산은 현대자동차와 HD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제조업 사업장이 밀집해 있고 강한 노동조합 기반을 갖춘 지역이다. 전통적으로는 보수세가 강하지만 노동계 영향력도 상당해 보수와 민주·진보 진영 모두 지지층 결집 여부가 선거 결과를 좌우해 왔다.
다만 울산은 광역시 승격 이후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보수 정당이 압도적 우위를 보여왔다. 최근 7차례 시장 선거 가운데 6차례를 보수 진영 후보가 차지했다. 예외적으로 2018년 지방선거로 당시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전국적 민주당 강세 흐름 속에서 송철호 전 시장이 당선됐다.
역대 선거를 보면 박맹우 전 시장이 2002년, 2006년, 2010년 내리 보수정당 소속으로 3선을 했고 이후 2014년 김기현 전 시장도 보수정당 후보로 당선됐다.
하지만 2018년 송철호 후보가 승리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처음으로 울산시장 자리를 차지했고, 2022년에는 김두겸 후보가 송철호 당시 시장을 꺾고 시장직을 탈환했다. 당시 득표율은 김두겸 후보 59.78%, 송철호 후보 40.21%였다.
이 때문에 김상욱 후보의 범진보 단일화는 민주당으로서는 2018년 이후 다시 울산시장 탈환 가능성을 높이는 카드로 평가된다. 진보당 후보 사퇴로 민주·진보 진영 표 분산을 최소화하면서 노동계 기반과 민주당 지지층, 중도 교체 여론을 함께 묶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울산시 남구 신정시장을 방문해 국민의힘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김태규 울산 남구갑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시민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김두겸 후보 쪽은 보수 분열 프레임이 막판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직 시장인 김 후보와 보수 성향의 박맹우 후보가 동시에 완주할 경우 보수 표심이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단일화 시도가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김두겸 후보는 박맹우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박 후보는 이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 후보는 26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맹우 후보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울산은 하나다”라며 “저의 부족함으로 불편을 준 일이 있었다면 이 자리에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과거의 감정보다 울산의 미래가 더 크고 개인의 자존심보다 시민의 선택이 더 무겁다”고 단일화를 공개 요청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같은 날 낸 입장문을 통해 “김두겸 후보의 기자회견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단일화가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은 단일화 불발의 책임을 떠넘기고, 보수 분열 우려를 앞세워 지지층을 흔들려는 선거전략”이라고 받아쳤다.
선거 구도와 별도로 지역 현안인 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을 놓고도 후보들은 대립하고 있다.
김상욱 후보는 울산방송(U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울산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울산시장 후보자 TV 토론에서 “중앙정부의 모든 행정 방향과 계획이 초광역 단위를 기초로 한다. 초광역 단위가 아니면 예산, 사업, 시설, 자치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국민의힘이 부산과 경남 통합특별법을 발의하는데 김두겸 후보가 왜 반대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김두겸 후보는 같은 자리에서 “단순히 재정 지원만을 조건으로 부·울·경이 통합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통합의 전제는 권한의 이양이다. 국토이용권, 자치행정권 등 미국 연방제 수준의 권한이 따르지 않으면 울산은 손해를 본다. 통합이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맹우 후보 역시 “과거 울산이 경남 산하에 있던 시절 우리 세금이 경남으로 가고 정부와의 교섭은 도지사를 거쳐야 하는 등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며 “돈을 얼마를 주더라도 행정구역 위주의 통합은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울산도시철도 트램 1·2호선 추진 방향, 김두겸 후보가 추진한 5천억 원 규모의 세계적 공연장과 6700억 원 규모의 학성물길 등 대형 개발사업의 ‘전시행정’ 논란, 김두겸 후보의 사조직 의혹과 수의계약 몰아주기 의혹, 김상욱 후보의 정치 입문 전 필리핀 여행 의혹 등이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부터는 단일화 효과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는지와 보수층의 전략투표 심리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