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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애플이 아이폰6의 중국출시를 대폭 연기했다. 애플이 아이폰6의 1차 출시국에 이어 2차 출시국 명단에서도 중국을 제외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정부가 아직 애플의 신제품에 대한 승인을 하지 않아 애플이 최대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 대한 출시를 미루게 됐다고 본다. 또 생산물량이 부족한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IT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애플이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2차 출시국을 밝혔다고 11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스위스와 이탈리아, 뉴질랜드, 스웨덴, 네덜란드, 스페인, 덴마크, 아일랜드,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러시아, 오스트리아, 터키, 핀란드, 벨기에, 포르투갈 등 16개 유럽 국가와 대만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2개 아시아 국가들이 2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애플은 이들 국가에서 오는 26일부터 선주문을 진행한다. UAE의 경우 27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다.
◆ 중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승인받지 못한 듯
중국은 애플이 지난 9일 발표한 1차 출시국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1차 출시국에 미국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푸에르토리코, 싱가포르, 영국이 포함됐다.
애플의 이런 출시 계획에 대해 외신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최대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출시를 미루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애플은 전작인 ‘아이폰5S’를 출시했을 당시에 1차 출시국 명단에 중국을 포함했다.
애플은 올해 2분기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 중국시장에서 5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이 28%나 늘어난 것으로 1%에 그친 미국시장 성장률과 비교하면 대단한 실적이다.
애플의 중국시장 실적을 이끈 주인공이 바로 아이폰이었다. 중국 내 아이폰 판매 성장률은 48%나 됐다. 팀 쿡 애플 CEO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의 아이폰 수요는 믿을 수 없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중국을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외신들은 중국정부의 승인을 아직 받지 못한 점이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자 기사에서 “애플이 중국을 1차 출시국에 넣으려고 했지만 중국 규제당국의 인증을 아직 받지 못해 출시가 늦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중국 내 판매허가 통신장비 목록에 아직 애플의 신제품이 포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정보통신기술을 담당하는 공업신식화부의 경우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대한 판매심사를 미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정부가 중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애플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국 승인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중국이 이번 신제품 1차 출시국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지난해와 크게 달라진 부분”이라며 “이는 중국이 정부 및 공공기관 내 아이폰 사용을 금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지난 7월 애플 아이폰의 보안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정부는 이러한 보도 이후 애플 제품을 정부 조달품목에서 제외한 적이 있다.
◆ 물량이 부족해 출시 늦춘다는 의견도 제기돼
일부에서 애플의 초기 생산물량이 부족해 중국판매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는 대만의 애플 부품 공급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가 물량 부족을 겪었던 것처럼 이번 신형 아이폰도 공급차질을 겪을 것”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안에 총 8천만 대의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를 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전작인 아이폰5S의 생산물량인 6천만대보다 2천만대 더 많은 수준이다.
폰아레나는 “이달 말까지 약 1천만 대 규모의 공급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의 전체 계획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아이폰5S가 출시 3일 만에 900만대나 팔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이폰의 중국출시 지연이 애플의 중국시장 실적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0일 중국매체인 중신넷에 따르면 각종 전자상가가 밀집한 베이징 중관촌(中關村)을 중심으로 아이폰6에 대한 예약이 몰리면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 매체는 “소비자들이 주로 암거래상을 통해 미국판과 홍콩판 아이폰6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