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탑재할 프로세서에 TSMC 2나노 반도체 생산라인을 대거 선점하며 삼성전자와 경쟁에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애플 아이폰 전시용 제품.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기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TSMC의 최첨단 2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급 능력 부족이 유력한 상황에서 애플이 이 회사의 생산라인을 대거 선점하며 고성능 프로세서 물량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문지 팁랭크스는 12일 “애플은 올해 ‘반도체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며 “아이폰 ‘슈퍼사이클’을 앞두고 가장 흥미로운 인공지능(AI) 기업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팁랭크스는 애플이 TSMC의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초기 생산물량 가운데 절반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강력한 경쟁 우위 요소라고 평가했다.
TSMC가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2나노 공정은 기존 3나노 파운드리보다 반도체 성능 및 전력효율 향상에 유리하다.
애플이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18 시리즈에 탑재될 A20 프로세서 양산에 TSMC의 2나노 공정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팁랭크스는 애플의 2나노 기반 프로세서 활용이 신형 아이폰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 ‘슈퍼사이클’ 효과를 이끌 수 있다는 예측을 제시했다.
프로세서 성능이 높아지고 인공지능 관련 기능도 개선되며 배터리 수명도 늘어 아이폰의 사용자 경험을 눈에 띄게 향상시킬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반도체 공급 부족 국면에서 애플이 2나노 물량을 대거 선점한 것은 공급망 지배력을 앞세워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TSMC의 최첨단 2나노 파운드리 공장은 이미 다수의 고객사 주문을 수주해 공급 부족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한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들이 TSMC의 최신 미세공정 반도체 물량 확보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 ▲ 퀄컴 모바일 프로세서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 프로세서 홍보용 이미지. <퀄컴> |
팁랭크스는 결국 애플이 선제적으로 TSMC 2나노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면서 스마트폰과 스마트폰 프로세서 분야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퀄컴이 경쟁에 다소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바라봤다.
IT전문지 WCCF테크에 따르면 퀄컴은 차세대 고성능 모바일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엘리트8 프로 6세대를 TSMC 2나노 미세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부분 퀄컴의 프로세서를 적용했던 만큼 신형 스냅드래곤도 삼성전자의 차기 갤럭시 시리즈 제품에 탑재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TSMC의 2나노 반도체 생산라인이 애플에 다수 배정되면서 퀄컴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다.
WCCF테크는 결국 퀄컴이 차기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를 여러 등급으로 나눠 출시하고 최상위 제품에만 2나노 공정을 활용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퀄컴 또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스마트폰 생산 기업들이 2나노 프로세서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셈이다.
팁랭크스는 이러한 반도체 공급 제약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 점유율 경쟁에 분명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애플의 2나노 파운드리 물량 선점 효과를 반영해 최근 애플 목표주가를 상향해 내놓은 증권사 웨드부시의 보고서도 이런 견해의 근거로 제시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트럼프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텔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안에도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결과적으로 애플의 첨단 파운드리 공급망이 다변화돼 반도체 물량 확보에 더 유리해지고 경쟁사들 대비 공급망 안정성이 더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팁랭크스는 애플이 아이폰 판매를 늘린 뒤 소비자들을 통해 앱스토어나 클라우드 등 구독형 서비스로 추가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것도 차별화된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팁랭크스는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공급망 측면에서 모두 경쟁사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에서 더 돋보이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