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란 전쟁 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6~7월 중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모간스탠리의 예측이 나왔다. 유조선 사진.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이란 전쟁으로 벌어진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중동 원유의 주요 수출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지연되면 올 여름에는 유가가 최고 배럴당 150달러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증권사 모간스탠리 보고서를 인용해 “글로벌 석유 시장에서 ‘시간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가 그동안 유가 상승을 억제해 왔던 요인들에 압박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석유 공급은 현재까지 약 10억 배럴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원유 선물 가격은 아직 2022년 기록한 최고치를 넘어서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원유 수출 증가와 중국의 수입 물량 감소가 완충 요인으로 작용했고 투자자들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기대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모간스탠리는 “미국의 수출 증가와 중국의 수입 감소는 전 세계에서 하루 930만 배럴에 이르는 공급 부족을 상쇄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간스탠리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더 오래 이어진다면 공급 부족 사태가 더 심각해지면서 유가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현재 수준의 원유 수출량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모간스탠리는 미국이 석유 수출을 줄이고 중국의 수입 물량이 늘어나기 전에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설정했다.
이러한 상황을 가정하면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는 2분기에 배럴당 약 110달러, 3분기 100달러, 4분기 90달러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 ▲ 일본의 원유 운반선 및 관련 설비 참고용 사진. <연합뉴스> |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를 가정한다면 유가가 올 여름에는 배럴당 130~1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봉쇄가 이른 시일에 해제되더라도 당분간 유조선이 안심하고 통행을 하기 어려워 공급 감소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도 제시됐다.
모간스탠리는 “유조선 재배치와 유전 및 정유시설 복구, 재가동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한다면 연말까지 추가로 10억 배럴의 공급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BBC도 증권사 JP모간 보고서를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이 6월 초부터 다시 개방되더라도 올해 국제유가는 100달러 초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JP모간은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이 정상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며 2026년 국제유가 평균치를 97달러 수준으로 추정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BBC의 집계 시점 기준으로 105달러 안팎을 보이고 있다.
JP모간은 “원유 공급에 병목현상이 유조선 확보와 정유시설 가동, 물류 이동 제약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며 시장 정상화에 차질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천연가스 해상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운송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뒤 이란이 보복에 나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됐다.
BBC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오늘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도 시장이 균형을 찾기까지는 수 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봉쇄 해제가 몇 주 더 늦어진다면 영향은 2027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