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 1.4나노 공정의 파운드리에서 양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엑시노스 2800' 칩의 성능이 알려지며, 애플이 요구하는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미나이 나노 바나나2>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차세대 1.4나노미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가 독점해온 애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TSMC에 모든 칩 생산을 맡겨왔던 애플은 TSMC의 생산 여력이 부족해지자 삼성전자와 인텔 등 다른 파운드리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8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유출된 삼성전자의 차세대 AP '엑시노스 2800'의 성능과 기술규격 등을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애플이 요구하는 차기 스마트폰 AP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체 AP 엑시노스 2800을 자사 파운드리에서 1.4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IT 매체 WCC테크는 유명 IT 팁스터의 발언을 인용해 삼성의 차세대 칩 엑시노스 2800가 올해 출시된 엑시노스 2600과 비교해 압도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중앙처리장치(CPU)와 초고속메모리(S램)의 성능 개선이 두드러진다.
CPU는 10코어 구조로, 4.50기가헤르츠(Ghz) 이상의 초고속 클럭 프라임 코어 2개와 3.80Ghz 성능 코어 4개, 2.00Ghz 효율 코어 4개가 결합된 형태다. 전작인 엑시노스 2600과 비교해 초고성능 코어 개수가 배로 늘어나고, 최고 속도도 약 18% 더 빨라졌다.
CPU 전용 데이터 캐시인 S램 기반의 시스템 레벨 캐시(SLC) 용량도 96MB까지 확대됐다. 8~16MB 안팎인 기존 고성능 칩셋과 비교해 6~9배 큰 용량이다. S램 용량을 확대하면 데이터의 이동을 줄여 배터리를 절약하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엑시노스2800은 애플의 차세대 AP 칩인 A21 프로, M7과 대등한 수준의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삼성전자> |
애플은 최근 10년 동안 자사 스마트폰용 AP를 비롯해 주요 시스템반도체 칩 제조를 대만 TSMC에만 맡겨왔다.
그러나 최근 AI 반도체 물량 확산으로 TSMC의 생산 여력이 부족해지자, 애플은 다른 파운드리 업체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최근 애플 경영진은 미국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을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실무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1.4나노 공정이 적용된 엑시노스 2800을 성공적으로 양산할 경우, 애플을 장기 고객사로 포섭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패턴이 미세해질수록 소비 전력과 관련 성능이 모두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1.4나노는 2나노보다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1.4나노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일 양산 수율 문제가 없으면 애플뿐만 아니라 전 세계 팹리스 기업이 누구나 줄을 설 정도로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4월30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1.4나노 공정 기술을 계획한 일정에 따라 순조롭게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수율(완성품 비율)을 얼마나 빠르게 개선하느냐가 고객사 확보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TSMC가 2나노와 3나노 공정에서 80~90% 수준의 안정적 수율을 확보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의 2나노 수율은 5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4나노 수율이 최근 8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TSMC도 2028년부터 1.4나노 공정으로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수율은 대량 생산을 하면서 개선 사항을 발굴하고 수정 내용을 반영하는 과정을 거치며 향상된다"며 "지속적으로 고객과 물량을 확보해 나가면서 평가 테스트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