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구도가 다시 출렁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지율 상승에 제동이 걸렸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반등하고 있다.
24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도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32%로 여전히 1위를 지켰고 안 지사는 21%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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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희정 충남지사. |
이 시장은 8%의 지지율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 지사는 지난 2주간 지지율이 12%포인트나 급등하며 무섭게 상승했지만 이번주에 제동이 걸렸다. 안 지사는 2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19.2%를 기록하며 다시 10%대로 밀려났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전화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 수준)였으며 응답률은 21%(총 통화 4905명 중 1006명 응답 완료)였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www.nesdc.go.kr)을 참고하면 된다.
안 지사가 상승세를 마감한 가장 큰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 선한 의지’ 발언의 역풍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특히 호남지역에서 지지율이 18%로 지난주보다 3%포인트 빠졌다. 야권 성향이 강한 호남에서 안 지사의 선의 발언이 독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의 관계자는 “호남은 어느 지역보다 ‘정권교체’의 목소리가 높은데 박근혜 대통령을 선의로 본다고 표현해서 안 지사를 통해서는 정권 교체가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지사도 이를 의식한 듯 ‘강경한’ 목소리를 내놓으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안 지사는 24일 전남 순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제가 법치와 민주주의 헌법을 강조하며 대화와 통합을 말하는 것과 정의를 세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헌법을 유리한 낡은 정치세력을 일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연정과 협치를 주로 언급했는데 ‘일소’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과격하게’ 발언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안 지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은 저 개인에게 혹독한 시간이었다”며 “우리 헌정사에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시장 측은 정체상태였던 지지율이 오르자 반전의 기회가 왔다고 고무되고 있다.
이날 한국갤럽조사에 이 시장은 비록 8%에 머물렀지만 지난주와 비교하면 3%포인트 올랐다. 대선후보 가운데 지지율이 오른 사람은 이 시장뿐이었다. 이 시장은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3.1%포인트 오른 10.1%를 기록하며 다시 두자릿수 지지율을 회복했다.
이 시장 캠프는 ‘철저한 적폐청산의 적임자’임을 내세워 2위권 재도약의 기회를 잡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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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 |
일각에서는 최근 정국 흐름이 이 시장 쪽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시장은 촛불정국에서 선명성을 앞세운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도가 가파르게 올랐는데 이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심판의 결론을 3월 초에 내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보수층은 ‘내란’ 운운하며 재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 쪽은 기존의 ‘싸움꾼’ 이미지로는 지지층 확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행정가로서 면모를 부각하는 데도 열심이다.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소득 공약을 널리 알리는 것이 좋은 예다.
이 시장 캠프 관계자는 “현재로선 안 지사와 지지율에서 차이가 있지만 아직 시간이 있어 충분히 역전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1위를 질주하는 상황에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치열한 2위 싸움은 당내 경선에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좋은 흥행카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