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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물량공세'로 세계 에너지 전환 가속, 미국은 무역장벽 더 높여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6-04-20 15: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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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물량공세'로 세계 에너지 전환 가속, 미국은 무역장벽 더 높여
▲ 중국산 배터리의 물량공세 및 가격 하락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에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어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 CATL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홍보용 사진. < CATL >
[비즈니스포스트] 이란 전쟁과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을 계기로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따른 배터리 공급 가격 하락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에 의존을 낮추려는 정책을 앞세우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블룸버그는 20일 “올해 전 세계에서 거대 에너지저장장치 신설 프로젝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수요 증가와 가격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진 2022년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화석연료에 의존을 낮추지 않으면 에너지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각국 정부 및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전환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중동에서 수출하는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 차질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조사기관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및 남미 지역의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용량은 이미 올해 33% 안팎의 증가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이란 전쟁으로 세계 각국의 재생에너지 활성화 정책에 속도가 붙은 만큼 이런 추세는 훨씬 더 뚜렷해질 공산이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블룸버그에 “에너지저장장치는 현재 전력 시장에서 가작 매력적 선택지로 떠올랐다”며 “당분간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NEF는 2018년에서 2025년 사이 에너지저장장치 평균 설치 비용이 약 75% 감소했다는 분석을 전했다. 이는 2035년까지 25% 더 저렴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낮아진 데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산업 육성 정책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전기차 공급망 관련 기업에 지원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배터리 업체들이 가파르게 성장했고 이들의 공격적 증설 투자가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중국산 배터리 공급 과잉은 결국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며 “자연히 전 세계 시장에 저렴한 배터리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중국 배터리 '물량공세'로 세계 에너지 전환 가속, 미국은 무역장벽 더 높여
▲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 공장 참고용 사진. < LG에너지솔루션 >
재생에너지 발전 및 에너지저장장치 설비는 다른 발전원과 대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을 벌이는 대형 IT기업들의 전력 수요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블룸버그는 “태양광 발전을 결합한 에너지저장장치는 다른 발전소를 신설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에 미국 내 데이터센터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결국 에너지저장장치가 친환경 에너지라는 특징을 넘어 전력 공급망 안정화에 가장 핵심인 기술로 주목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이는 화석연료 공급 차질이나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도 가치를 높이게 된 것으로 컨설팅 업체 우드맥켄지는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러한 추세가 다소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 관세나 수입 규제를 비롯한 무역 장벽으로 중국산 배터리의 시장 진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배터리에 43%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국방부는 최근 세계 배터리 1위 기업인 중국 CATL을 블랙리스트에 포함해 사업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관세율이 더 높아지거나 수입 규제가 본격화된다면 중국 배터리 업체가 미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일은 쉽지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3월 기준으로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자급률 100%를 달성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현지 공장 투자 덕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미국에서 제조되는 배터리의 단가가 중국산과 비교해 비싸다는 약점이 있다고 전했다. 결국 지난해 미국에서 사용되는 배터리의 약 66%는 해외에서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 공급망에 의존을 낮추려면 인공지능 산업의 전력 확보에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의 장점을 일부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는 셈이다.

결국 미국 배터리 자급체제 구축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질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의 세제혜택 및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등 정책으로 현지 생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지원 방안은 위축됐지만 배터리 산업 지원책은 탄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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