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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담뱃값 내년 1월부터 2천원 인상하기로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9-11 15:5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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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담뱃값 내년 1월부터 2천원 인상하기로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담뱃값을 2천 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10년만의 담뱃값 인상 추진이다.

현재 2천500원인 담뱃값을 4500원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앞으로 담뱃값을 물가와 연동해 자동으로 인상하도록 할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인상안을 처리해야 하는 여야의 입장이 차이를 보여 담뱃값 인상안의 국회 통과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 물가 오르면 자동으로 담배값 인상 추진

문형표 장관은 1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담뱃값 인상을 골자로 하는 ‘종합금연대책’을 내놓았다. 문 장관은 “내년 1월부터 담뱃값을 2천 원 인상하고 이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담뱃값이 오르도록 물가연동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담뱃값 인상분 2천 원에 개별소비세가 추가되고 건강증진부담금 비율이 14.2%에서 18.7%로 4.5%포인트 늘어난다. 정부는 담배가격이 높을수록 세액도 늘어나도록 개별소비세를 종가세로 부과해 담뱃세의 소득역진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뱃값 인상으로 기대되는 세수증대효과는 약 2조8천억 원이다. 문 장관은 담뱃값 인상으로 마련된 재원은 실질적 금연활동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납세당사자인 흡연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쓰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분을 금연광고, 금연클리닉, 상담치료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종합금연대책에 담뱃값 인상과 함께 담뱃값에 폐암사진 등 혐오사진을 표기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담배판매점 내 담배광고 금지와 담배회사의 행사 후원 금지 등 포괄적 담배광고 금지방안도 넣었다.

◆ 담배값 인상 금연효과 있나 공방

정부는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률이 2011년 48.3%에서 44.4%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장관은 “종합금연대책을 통해 2020년 성인 남성 흡연율을 29%로 떨어뜨리겠다”며 "특히 청소년의 경우 가격 탄력성이 3배이상 높아 청소년에게 강한 금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율 감소 효과를 뒷받침할 해외사례도 소개했다.

미국에서 2009년 연방 담배 소비세가 61.66센트 늘어 담배가격이 22% 정도 오르자,  담배판매가 1년 사이 11% 줄었다. 성인 흡연율도 2008년 20.6%에서 2010년 19.3%로 떨어졌고, 특히 청소년 흡연율이 10% 이상 감소했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의 금연유도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납세자 연맹은 담뱃값의 변화가 없었던 2009~2012년 지속적으로 흡연율이 떨어진 사실을 들어 담뱃값과 흡연율 사이에 절대적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남성 흡연율은 복지부 자체 흡연율 조사 결과 2009년 43.1%에서 2011년 39%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2010년 48.3%에서 2012년 43.7%로 각각 떨어졌는데 복지부 논리대로라면 물가상승률만큼 담뱃값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졌는데도 흡연율이 낮아진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주장인 것이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최소 2천원 이상 담뱃값을 올리고 담배갑 포장규제, 금연구역 확대 등 비가격 금연 정책을 최대한 강화하지 않으면 20%대인 2020년 흡연율 목표는 매우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 국회 통과 과정에서 난항 예고

문 장관은 “이달 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담뱃값 인상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담뱃값 인상안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담뱃값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야당은 담뱃값 인상이 아니라 담뱃세 인상이라며 세수부족을 메우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담뱃값 인상안이 국회에서 쉽게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담뱃값 인상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시대 흐름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 건강과 먹고사는 문제가 조화를 이루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영근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담배에 붙은 세금과 부담금을 인상하는 것은 세수 부족을 메우려는 꼼수”라며 “간접세인 담배소비세를 인상하는 것은 서민과 흡연가의 호주머니를 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담배세금 인상계획을 백지화하고 부담금 인상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담뱃값 인상안 발표를 앞두고 편의점의 담배 판매는 크게 늘었다.

가격 인상 전 사재기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안 발표 하루 전인 10일 담배 판매량은 지난주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일부 흡연자들은 담배를 보루로 구입하는 등 담뱃값 인상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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