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6-03-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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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발행어음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 직장인 A씨는 최근 은행 파킹통장을 정리하고 증권사 수시형 발행어음을 가입했다.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 카드 사용 실적을 채우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은 가입만 하면 약정 금리가 적용돼 이자 계산이 한결 편리해졌다.
#. 직장인 B씨도 은행 '예금 풍차돌리기' 대신 약정형 '발행어음 풍차돌리기'로 자금 운용 방식을 바꿨다. 만기가 세분화되어 있어 은행 예금처럼 투자하기 편한데다 금리도 더 높다는 판단에서다. 풍차돌리기는 매월 일정 금액을 예치해 만기를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B씨는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이자 수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2일 재테크 커뮤니티 등을 찾아보면 이처럼 단기 자금 운용처를 찾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증권사 발행어음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인가받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 금융상품이다.
은행 예·적금처럼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이 없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는 점이 투자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는 추가 하락 없이 하단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원금을 보존하면서 은행 예금보다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발행어음이나 종합투자계좌(IMA)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 매매 대기자금 수요도 발행어음으로 유입되고 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좋아 증시 대기 자금도 많이 늘었다”며 “이 자금을 예수금 위탁계좌에 두는 것보다 수시형 발행어음에 넣으면 하루만 넣어도 이자가 붙으니 발행어음 투자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발행어음은 종류에 따라 수시형, 약정형, 적립형으로 나뉜다.
발행어음은 종류에 따라 수시형, 약정형, 적립형으로 나뉘며 투자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수시형은 파킹통장과 같이 입출금이 자유로운 상품으로 발행어음 가운데 금리도 2%대로 가장 낮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기업어음(RP)형, 발행어음형 ,머니마켓펀드(MMF)형 가운데 발행어음형으로 개설하면 해당 증권사의 수시형 발행어음을 자동으로 투자할 수 있다.
약정형은 정기예금 성격의 상품으로 만기기간은 3개월, 6개월, 9개월, 1년 등으로 다양하다. 만기를 나눠 투자하면 금리 변동에 대응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간에 따라 2% 후반대에서 3% 초반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적립형은 정기적금 형태로 매월 일정 금액을 투자하는 상품이다. 현재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발행어음 잔고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초대형 IB의 합산 발행어음 잔고는 올해 2월 말 기준 약 5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1분기 말 약 26조 원, 2025년 1분기 말 약 41조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기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곳에서 2025년 말부터 키움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추가 인가를 받으면서 현재 7곳으로 늘었다.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도 발행어음 인가를 앞두고 있다.
후발주자들은 발행어음 유치 경쟁을 위해 ‘특판’을 쏟아내고 있어 투자자들의 선택 폭도 넓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은 출시 3개월 만에 잔고 1조 원을 돌파해 상반기 2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특판 상품을 잇달아 완판시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발행어음 투자 시 유의할 점도 있다. 은행 예금과 달리 예금자보호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증권사 신용을 기반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발행어음 인가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대형 증권사에만 부여된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안정성은 확보됐다는 평가도 있다.
발행어음 투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연금 계좌(IRP·연금저축)에서는 투자할 수 없고, 위탁 또는 CMA 계좌에서 가능하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