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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에 화석연료 의존 경제 취약성 노출, 에너지 전환에 속도 붙는 계기될까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6-03-03 1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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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에 화석연료 의존 경제 취약성 노출, 에너지 전환에 속도 붙는 계기될까
▲ 한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를 항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를 놓고 화석연료 의존 경제의 취약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전문가 사이에선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더욱 붙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양측의 전장이 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해역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아시아 지역으로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 따라 석유 수입이 위협받으면서 받는 충격을 자체적으로 견뎌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쉬무유 싱가포르 시장조사업체 '크플러' 수석 원유 분석가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번 전쟁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능력이 없다"며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도 재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석유 수입량의 약 90%, 한국은 70%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오는 물량에 의존한다.

뉴욕타임스는 "한일 양국은 지금까지도 연간 1천억 달러가 넘는 돈을 에너지 수입에 사용해왔다"며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르면 양국의 무역수지는 급격히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동과 인접해 있어 석유와 가스 수입을 의존하는 유럽도 영향권에 들어갔다.

2일 기준 브렌트유 선물가는 1배럴당 77달러까지 상승했다. 지난주 70달러와 비교하면 약 10% 오른 것이다. 지난달 25일 기준 1MWh당 31유로였던 천연가스 가격은 2일에는 1MWh당 47유로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4~5주는 이란에 공습을 지속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놨다.
 
미국-이란 전쟁에 화석연료 의존 경제 취약성 노출, 에너지 전환에 속도 붙는 계기될까
▲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아랍에미리트 알 아키르 항구 모습. <연합뉴스>
이에 따라 전문가 사이에선 이번 전쟁이 에너지 전환에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티아스 반 데 그라프 벨기에 브뤼셀 지정학연구소 에너지 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높은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원칙적으로 대체 기술의 경쟁력을 높여주기 때문에 좋은 소식"이라며 "태양광 패널, 히트펌프 등 가스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술들을 도입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올리마 램호프 350.org 이사는 유로뉴스를 통해 "이란과 새로운 전쟁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화석연료에 얽매인 세계가 치르는 끔찍한 대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며 "전 세계 에너지 안보가 단 하나의 분쟁으로 뒤집힐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석유와 가스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불안정하고 위험한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이번 전쟁을 기점으로 유럽연합이 에너지 전환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사라 아게센 스페인 환경부 장관은 블룸버그를 통해 "우리는 수입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전쟁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호재가 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분석도 나온다. 전쟁이 불러오는 경기 침체가 재생에너지 산업에 투입돼야 할 자금 규모를 줄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호스터드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글로벌 경제 및 모델링 책임자는 블룸버그를 통해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게 만든다"며 "이는 특히 자본 집약적이고 차입 비용에 민감한 친환경 에너지 도입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전쟁으로 인한 변화는 무엇을 보고 싶은지에 대한 일종의 심리 테스트와도 같다"며 "석유와 가스를 생산하는 국가 입장에서는 이번 전쟁이 국내에서 생산되는 자원에 의존해야 되는 이유가 된다면 이를 수입하는 국가들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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