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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깨어나게 한 박동훈의 마술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2-18 11: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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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 깨어나게 한 박동훈의 마술  
▲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르노삼성차가 깨어나고 있다. 박동훈 부사장 덕분이다. 한때 '폭스바겐 전도사'로 불리던 그가 르노삼성차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이 해내고 있다. 그의 발걸음이 QM3의 돌풍을 기반으로 대형세단 SM7의 부활로 옮겨지고 있다.

18일 르노삼성차 등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올해 내수 판매 8만대 돌파의 목표를 세웠다. 이는 르노삼성차 영업을 총괄하는 박 부사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내수 8만대는 2011년(10만1,000대) 이후 최대 목표치이며, 전년도 판매량 대비 30%이상 높은 수준이다. 박 부사장은 최근 서울 디큐브시티에서 열린 '2014 네트워크컨벤션'에서 "올해 내수 8만대 목표를 돌파하자"며 "내수 시장에서의 회복세를 올해도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우선 QM3의 돌풍이 거세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누적 계약대수 1만5,000대를 돌파했다. 지난 1월 계약대수는 3,200여대로, 르노삼성의 자동차 가운데 최다 계약을 기록했다. 지난해 QM3의 경우 1,084대가 계약돼 르노삼성의 내수 시장 부활을 이끌고 있다. 박 부사장은 "QM3가 출시된 이후 다른 모델에 대한 긍정적인 고객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2014년에는 신차개발과 더불어 상품성 높은 파생 모델들을 선보이고 고객에게 더욱 다가가는 마케팅 전략으로 내수 시장 확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1월 내수 4,500대, 수출 2,198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7.3% 증가한 총 6,698대 판매고를 올렸다. 일단은 순조로운 출발이다. SM3와 QM5의 판매 호조 덕을 봤다.SM3과 QM5의 1월 판매량은 각각 전년대비 48.8%, 133.7% 증가한 1,427대 및 603대가 판매됐다.


특히 QM3의 돌풍은 박 부사장의 판매전략이 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스페인에서 제조해 수입 판매하는 QM3의 경우 가격을 유럽 현지(2,580만~3,059만원)보다 싼 2,250~2,450만원 수준에서 책정했다. 이런 전략이 예약물량이 바로 동이 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박 부사장이 폭스바겐코리아 대표 시절 채택해 폭스바겐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그 전략이기도 하다.

박 부사장은 폭스바겐코리아 대표를 6년 동안 지내다 지난해 9월 르노삼성차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업을 총괄하는 자리였다. 판매량 꼴찌 경쟁을 하고 있던 르노삼성차는 회사의 부활을 이끌 적임자로 박 부사장을 낙점했다. 르노삼성은 당시 쌍용차에도 밀리고 있었다. 박 부사장은 취임에 앞서 “수입차 업계에 20여 년간 있으면서 폴스크바겐을 이만큼 키웠다.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영업 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그는 "르노삼성이 만든 차량은 품질 면에서 그 어떤 차량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갖고 고객과 만날 것을 강조했다. 완성차 업계 5위로 추락한 르노삼성이 위상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장부터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고 봤던 것이다.

박 부사장은 “국내에서 현대기아자동차와 맞설 수 있는 곳은 르노삼성 뿐"이라며 "맨파워, 조직력, 품질 등 어느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는데 임직원들이 지난 몇 년 동안 판매부진으로 자신감이 줄어든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QM3의 출시와 함께 서비스 부문도 강화했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서울 논현동에서 열린 QM3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에서 “QM3 출시와 함께 르노삼성의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QM3가 수입차인 만큼 수리비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차 측은 “QM3의 고객은 전국 르노삼성차 470여 개의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국산차 수준으로 저렴하고 편리하게 정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의 발걸음은 이제 SM7으로 옮겨가고 있다. 신차 QM3에만 판매를 의지하는 데 대한 경계다. 박 부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신차효과에 의지해서 QM3만 판매하려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주력은 바로 SM3, 5, 7"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대형세단 SM7의 부활이 시급하다고 본다. 박 부사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올해 마케팅 목표 중 하나는 대형세단인 SM7을 회생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외국에서는 가장 잘 팔리는 차가 대표 모델이 되는데 한국 시장에서는 대형 세단이 회사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중형과 소형차를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실적이 회복된 만큼 SM7과 같은 대형 세단 모델에 더 역량을 집중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SM7은 지난해 12월 483대, 올해 1월 355대를 판매하며 어느 정도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폭스바겐이 국내 진출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년 동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맡았다.  2005년도만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독일차에 대한 인식은 고급스러운 명품차 느낌이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가 수입차 3강 구도를 견고하게 이루고 있었고, ‘폭스바겐’은 생소함 그 자체였다.

박 부사장은 ‘수입차는 비싸다’는 인식을 깨고 합리적인 가격의 ‘골프’로 승부수를 띄웠다. 예상은 적중했다. ‘연비 좋은 실용차’에 소비자의 선택이 늘어났다. 박 부사장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폭스바겐을 '넘버2'의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2013년 폭스바겐은 2만5,649대를 판매해 메르세데스-벤츠(2만4,780대)를 누르고 2위 자리에 올랐다. 1위는 BMW(3만3,066대)다.

폭스바겐이 2위에 오른 건 2005년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박 부사장이 사장으로 역임한 이후부터 폭스바겐은 1,635대(2005년)에서 1만8,395대(2012년), 2만5,649대(2013년)로 15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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