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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박상수 SK컴즈 사장. |
SK텔레콤이 SK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100%를 확보하며 자진상장폐지 절차를 거의 마무리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한때 SK그룹에서 주목받는 IT기업이었지만 시대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애물단지’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SK커뮤니케이션즈가 비상장회사가 된 뒤 SK텔레콤 사업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주목된다.
◆ SK커뮤니케이션즈, 상장폐지 임박
15일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SK그룹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자진상장폐지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상장폐지 발표일자로 2월 말경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 잔여주식을 전부 취득해 지분율을 64.54%에서 100%로 높였다고 14일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자진상장폐지 심사만 끝나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상장폐지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SK커뮤니케이션즈의 자진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적자를 냈고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 76억 원을 봤다. 한국거래소는 2008년부터 회계연도기준 5년 이상 영업손실을 기록할 경우 상장폐지를 심사하는 방안을 도입했기에 SK커뮤니케이션즈 상장폐지는 유력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상장폐지처분을 받으면 소액주주들로부터 거센 원성을 사고 SK그룹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발생하기 때문에 SK텔레콤은 선제적으로 자진상장폐지에 나섰다.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가 상장사로서 손익부담에 따른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에 제약이 있었다”며 “100% 자회사로 만들어 빠른 의사결정과 중장기 성장전략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 SK커뮤니케이션즈, 보물에서 애물단지로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03년 미니홈피로 유명한 싸이월드를 인수했고 메신저 네이트온을 내놓으며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2004년에 엠파스와 인수합병을 발표한 뒤 코스닥에 2007년 우회상장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 미니홈피를 대체하고 모바일시대를 맞아 카카오톡이 대세로 등장하면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싸이월드는 결국 분사형태로 떨어져나갔고 현재 포털 ‘네이트’와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앱) ‘싸이메라’만이 주요사업으로 남아 있다.
SK그룹은 애물단지가 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처분을 놓고 고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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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싸이메라. |
SK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바뀌자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주사 SK의 증손자회사가 됐다. SK→SK텔레콤→SK플래닛→SK커뮤니케이션즈 지배구조 형태였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증손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해 SK그룹은 2015년 8월까지 SK커뮤니케이션즈 지분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5년 8월 씨앤앰(C&M) 계열 미디어기업인 IHQ에 매각이 될 뻔 했으나 씨앤앰 대주단의 반대로 무산됐다. 결국 SK텔레콤이 SK커뮤니케이션즈를 떠맡게 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2월 박상순 대표를 구원투수로 영입하면서 실적반등을 꾀했지만 상장폐지를 막을 수 없었다.
◆ SK커뮤니케이션즈, 앞으로 어떻게 될까
SK커뮤니케이션즈의 앞으로 진로를 놓고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1천만 명이 넘는 사용자들을 운영하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기존에 해왔던 고유사업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독자적으로 플랫폼사업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SK텔레콤과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차세대 플랫폼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SK커뮤니케이션즈가 결국 SK텔레콤이나 SK브로드밴드같은 회사에 합병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SK커뮤니케이션즈 합병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