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에게 2025년은 격랑의 시기였다. 글로벌 경제 요동과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전방산업 부진은 물론 인사 잡음과 보안 사고 등 대내외 리스크가 겹치며 주주와 고객의 신뢰에 큰 상처를 남겼다. 2026년 기업들에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것이 최우선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지난해 예기치 못한 악재로 위기를 겪은 주요 기업의 명예 회복에 열쇠를 쥔 '키맨'을 통해 불확실성을 뚫고 명예 회복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삼성전자 사업지원실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 박학규 삼바 인사개입 논란 속 역할 정립 주목
② 포스코이앤씨 2026년엔 '중대재해 0' 이룰까, 안전 전문가 송치영 본격 시험대
③ '쿠팡 공화국'은 상처 한가득, 김범석 신뢰 회복 '골든타임' 째깍째깍
④ '과태료·해킹' 거친 두나무, 오경석 위기 딛고 네이버와 시너지 속도
⑤ SK텔레콤 해킹사고 딛고 실적 반등 정조준, 정재헌 점유율 만회와 AI사업에 방점
⑥ '해킹' 딛고 새 출발 준비하는 롯데카드, 신뢰 회복 지휘관 찾기가 최우선 과제
⑦ 포티투닷 4100억 원 몸값 증명 절실, 정의선 자율주행 수장 선임 놓고 고민 깊어진다
⑧ 롯데케미칼 2026년은 위기탈출과 반등의 해, 이영준 스페셜티 강화도 한발 빨리
⑨ 카카오 매각설에 사법리스크까지 다사다난, `연임 유력` 정신아 AI 수익화 사활
⑩ 최주선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사활 걸어, 전기차 배터리 계약 해지 위기에 대응책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카드는 297만 명의 고객정보 유출이 발생한 해킹사고를 겪으면서 2025년 더 없이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발 빠른 대응으로 초기 수습은 일단락됐지만 이번 사태를 완전히 매듭짓고 신뢰 회복의 새 출발을 이끌 새 최고경영자(CEO)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 롯데카드가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카드>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가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카드는 최근 헤드헌팅 대행 전문업체인 서치펌과 계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대표이사 후보 물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CEO 후보군이 추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도 구성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21일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공식화한 지 약 2개월이 지났지만 마땅한 후보자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현재 롯데카드가 경영 공백에 놓여있는 것은 아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2025년 12월1일자로 조기 사임하겠다는 뜻을 내놓았으나 관계 법령에 따라 차기 대표이사가 선임될 때까지는 대표이사로서 권리와 의무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롯데카드 관점에서는 하루 빨리 새 CEO를 찾아야할 필요성이 크다.
무엇보다 롯데카드는 2025년을 휩쓴 해킹 사태의 최종 수습과 신뢰 회복을 위한 새 출발에 나서야 한다.
당초 조 사장이 조기 사임을 결정한 배경 역시 해킹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의 리더십 교체는 인적 쇄신의 마무리이자 책임 경영 의지를 분명히 한다는 상징성을 지닌다.
또한 당분간 조 사장이 역할을 하더라도 임기 종료가 예정된 만큼 추진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해킹에 따른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사고 현황을 비교적 투명하게 공개했고 발생 한 달여 만에 카드 재발급을 완료하는 등 빠른 수습에 나섰다.
이에 따라 1차적 사고 수습은 마무리됐지만 신뢰 회복을 완성하기 위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과 동시에 신뢰 회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두나무(업비트) 해킹, 쿠팡과 신한카드의 정보유출 사고 등이 잇따르며 관심이 분산되긴 했지만 롯데카드 해킹 사태는 여전히 실적과 평판에 실질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사고 관련 보상 비용과 1100억 원 규모 정보보안 투자 계획은 비용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된다. 고객 신뢰 하락에 따른 사업 확장 동력 약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 역시 리스크 변수로 꼽힌다.
한국기업평가는 “정보유출 대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실적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고객정보 유출 사고로 신용도 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등 관계자들이 2025년 9월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해킹 사고로 인한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카드는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마치면 신뢰를 되찾고 ‘다시 선택받는 롯데카드’가 되기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현 체제에서도 신뢰 회복을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31일 전사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적 쇄신 차원에서 승진 임원 없이 본부장 4명을 포함한 임원 5명이 사퇴했다.
조직은 기존 ‘기능 중심적’ 구성에서 ‘고객 중심적’ 구성으로 전환했다.
개인고객 대상 사업영역의 3개 본부(개인카드·제휴사업·디지로카본부) 위에 총괄조직인 ‘개인고객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 ‘7본부’에서 ‘1부 6본부’ 체제가 된 것이다. 본부 상위 조직인 사업부 조직 신설은 롯데카드 창립 이래 처음이다.
정보보호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정보보호실’은 대표이사 직속의 ‘정보보호센터’로 격상했다.
이번 해킹사고가 단순 보안문제를 넘어 경영 전반의 근본을 바꿔야 하는 사건이라는 판단 아래 기존의 전략본부와 경영관리본부를 통합해 전사적 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는 구조도 갖췄다.
정보보안 관련 비용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앞으로 5년 동안 1100억 원의 정보보호 관련 투자를 집행한다.
전사 IT 시스템 인프라는 정보보호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전담 레드팀을 신설해 해커의 침입을 가정한 예방 활동을 상시화 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