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발등의 불’인 공천 헌금 사태를 짊어지고 원내대표직을 시작하게 됐다. 한병도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에서 3선
한병도 의원이 선출됐다. 청와대와 국회 의정활동을 모두 경험한 '관리형' 원내대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원내대표는 6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뛰어야 하는데 공천헌금 사태로 흔들린 당내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로 떠오른다.
13일 민주당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한 원내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보는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제명 문제를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앞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전날 오후 늦게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공천 헌금 의혹’ 등을 받는 김병기 의원에 대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김 의원은 강선우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김경 당시 서울시의원 후보자로부터 1억 원의 공천 헌금을 받은 사실을 묵인했다는 의혹을 포함해 모두 13건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해당 의혹으로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고, 한 원내대표가 11일
이재명 정부 집권 여당의 두 번째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됐다.
한 원내대표는 일단 여권의 뜻이 명확한 2차 종합특검 등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12일 정청래 대표와 투톱체제 아래 처음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과 사법개혁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헌정 질서를 유린한 세력에게 도피처는 없다”며 “책임자들이 면죄부를 얻지 못하도록, 진실이 휘발되지 않도록 원내는 입법으로 할 일을 즉시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 대전·충남 및 광주·전남 통합법, 사법개혁법안은 설 전에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2차 특검법은 기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수사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다만 김 의원 징계를 비롯해 공천 헌금 의혹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개혁입법 동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6·3 지방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2일 오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최악의 경우 (김 의원의) 제명까지 오늘 내로 해야 한다”며 “이 사안을 더 끌고 가면 민주당이 받는 상처가 너무 크고,
한병도 원내대표가 산뜻하게 출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리심판원이 김 의원 제명 처분을 의결함에 따라 공은 민주당 지도부로 넘어갔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국회의원인 당원을 제명할 때는 의원총회에서 제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의결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김 의원 제명을 최종 의결하기로 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김 의원 징계와 관련해 독립 기관인 윤리심판원의 심판 절차에 따른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여론이 계속 악화하자 당 지도부는 11일 김병기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요구하고, 당대표의 비상징계권도 발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징계 문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당 안팎에서 조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지도부가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의원총회 의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징계결정을 통보 받은 당원은 7일 이내에 윤리심판원에 재심신청을 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심을 청구하면 의원총회 등에 징계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다.
김 의원이 재심을 청구하면 징계 처리가 자칫 장기화할 수도 있다.
재심결정은 윤리심판원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윤리심판원은 애초 제명 의결을 했지만 재심 결정을 다시 한 번 내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 원내대표의 첫 출발부터 매끄러운 출발이 어려워진다.
한편 한 원내대표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고 재선 실패 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내 한때 친문계로 분류됐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회에 재입성해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난 6월 대선에서는
이재명 캠프의 국민참여본부장을 맡아 친명 인사로도 꼽힌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에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돼 새 정부 첫 예산안을 처리를 이끌었다. 당 안팎에서 온화하고 합리적인 중진으로 야당 의원과도 두루 잘 지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 원내대표는 11일 당선자 수락 연설에서 “일련의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하고 내란 종식, 검찰 개혁, 사법 개혁, 민생 개선에 시급히 나서겠다”며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원칙을 분명히 지키겠다.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고 열린 자세로 대화와 타협에 나서겠지만 내란 옹호, 정쟁은 단호히 끊어내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