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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태양광에서 신사업 활로 찾나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2-17 18: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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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주력 신사업으로 ‘태양’을 선택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태양광 사업에 볕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구본무 태양광에서 신사업 활로 찾나  
▲ 구본무 LG그룹 회장
17일 LG그룹에 따르면 LG 전 계열사의 사업장 지붕이 올해 안에 태양광 발전소로 탈바꿈한다. 오는 3월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LG전자, LG이노텍, LG생활건강, LG하우시스 등 계열사 전국 19개 사업장 지붕에 총 19㎿급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한다.


이를 위해 지난 12일 태양광발전사업자 LG 계열 서브원이 한국중부발전과  ‘공장 지붕을 활용한 지붕형 태양광발전소 건립 추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태양광발전소가 모두 연말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22.8GW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7,600 여 가구가 1년 동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계열사 사업장의 지붕들을 임대해 태양광 발전소를 짓고, 여기서 전기를 만들어 전력거래소에 판매한다.


◆ LG계열사 간 시너지가 성공의 ‘열쇠’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신규 사업 대부분이 열심히 노력하는 것만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신사업에서 1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키워가자"고 강조했다. 구 회장이 꼽은 신사업 가운데 태양광이 자리잡고 있다. 


구 회장의 태양광 사업 진출은 지난해 5월14일 LG그룹 임원세미나에서 이미 예견됐다. 구 회장은 단순한 ‘개선 상품’은 효과나 지속성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시장을 재편해 패러다임을 바꿀 제품을 내놓은 다음, 시장을 ‘선도’할 만한 마케팅 투자와 공급역량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LG그룹의 모든 계열사의 기술이 총동원되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본무 태양광에서 신사업 활로 찾나  
 
태양광사업은 LG그룹의 3대 핵심 역량인 전자ㆍ화학ㆍ통신을 한가지로 모을 수 있다. 시너지를 통해 부가가치 극대화 전략인 한편 성공의 과실 또한 그룹 전반에 미친다. 현재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는 각 부문에 투자하는 곳은 많으나 LG그룹처럼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춘 곳은 없다.  


구 회장의 태양광을 향한 관심은 꽤 오래 됐다. 2007년 신수종 사업의 일환으로 뛰어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고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결국 걸음마도 떼지 못한 채 계열사별로 사업을 중단하거나 보류해야 했다. 지난해에는 LG실트론이 태양광 웨이퍼 사업을 접었고, LG화학도 2011년 시작하겠다던 폴리실리콘 투자를 수차례 연기했다.

◆ 글로벌 태양광 시장 ‘초록불’, 2016년까지 20% 성장

구 회장이 다시 ‘태양광’에 뛰어든 데는 글로벌 시장 판도가 변한 데 이유가 있다. 글로벌 태양광 산업에서 경쟁력 낮은 업체들이 파산하며 ‘공급과잉’이 해소된데다 중국,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올해부터 수급균형이 맞춰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에너지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 정호철 이사는 "세계 태양광 설치 시장은 지난해 27.8GW에서 올해는 35GW, 내년 43GW, 2016년 50GW까지 늘어 20%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해 태양광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활발하다. 일본 태양광 시장은 규모 및 성장률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992㎿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지난해 9천414㎿로 10배 이상 급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1만2,168㎿로 전망된다.
 

  구본무 태양광에서 신사업 활로 찾나  
▲ 지붕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 LG화학 오창공장 전경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가격 인하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태양광발전 시스템 설치 평균가격은 와트당 3달러로 2012년에 비해 16%, 2010년과 비교해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미국의 태양광발전 설치 용량은 매년 20~30%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에는 태양광발전 신규 설치용량이 9천20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4월 발행한 업황 보고서에서 태양광시장에 ‘공급과잉’이라는 먹구름이 걷히며 올해부터는 태양광 발전의 본격적인 ‘그리드 패러티(대체에너지 발전원가가 화석연료 발전원가와 같아지는 시점)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 한화큐셀, OCI도 움직임 활발

한화그룹 등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화큐셀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실장 지휘 하에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 증축, 태국과 칠레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외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한화큐셀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5MW의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건설 중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11일 영국발전업체 AGR과 함께 오는 3월까지 영국 캠브리지셔 스토우브리지 지역에 24.3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구축하기로 했다. 한화큐셀은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지역까지 사업 활동을 넓히기로 했다.

OCI는 ‘태양광의 쌀’과 같은 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의 글로벌 ‘빅3’다. OCI의 14일 종가는 19만8,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17만원)보다 16.8% 올랐다. 2012년부터 적자를 면치 못했으나 올해 초부터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으로 1년 9개월 만에 공장을 100% 가동해 1분기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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