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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KBO·WBC까지 야구 중계 '싹쓸이', 최주희 '쿠플식 확장'과 다른 승부수 먹힐까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12-24 14: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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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KBO·WBC까지 야구 중계 '싹쓸이', 최주희 '쿠플식 확장'과 다른 승부수 먹힐까
▲ 티빙이 KBO에 이어 WBC 독점 중계권까지 확보하며 ‘야구 OTT’로의 도약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사진은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가 2024년 3월12일 열린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CJENM 사옥에서 열린 ‘티빙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티빙>
[비즈니스포스트] 티빙이 한국프로야구(KBO)에 이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독점 생중계하며 ‘야구 더블 록인(잠금)’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장기 체류형 콘텐츠인 KBO와 글로벌 이벤트 WBC를 묶어 ‘야구=티빙’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최주희 티빙 대표이사가 웨이브와의 합병을 앞두고 내놓은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쿠팡플레이의 다종목 확장과 달리 야구에 집중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24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티빙이 ‘킬러 콘텐츠’라고 할 수 있는 스포츠 전략의 중심축을 야구로 과감히 이동시키고 있다.

티빙은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확보한 데 이어 2027~2031년까지 독점 중계권 연장 협상도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체결한 3년 1350억 원 규모의 1차 계약에 5년 연장분까지 더하면, OTT가 단일 스포츠 종목에 투입한 금액으로는 상당히 이례적 수준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티빙은 2026 WBC 전 경기를 OTT에서 독점 생중계한다. KBO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WBC까지 하나의 야구 패키지로 묶으며 ‘야구는 티빙’이라는 구도를 완성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티빙이 KBO로 구독자를 붙잡고, WBC로 새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이중 구조를 완성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 티빙은 KBO를 통해 ‘장기 체류형’ 야구팬을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다. 

KBO 정규시즌은 팀당 144경기, 리그 전체로는 연간 700경기 이상이 편성된다. 여기에 시범경기와 포스트시즌까지 더하면 3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이상 거의 매일 소비되는 대표적인 장기 체류형 콘텐츠로 꼽힌다.

야구팬들은 특정 팀과 선수, 기록에 대한 몰입도가 높고 주 4~6회 이상 경기를 시청하는 열성 팬층이 두텁다. OTT 입장에서는 평균 이용 기간이 긴 충성형 구독자 풀을 만들기에 최적의 콘텐츠인 셈이다.

여기에 WBC는 신규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WBC와 같은 글로벌 이벤트는 기간은 짧지만,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시청 수요와 신규 가입자 유입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피크 트래픽 효과가 크다. 

업계에서는 티빙이 충성도가 높은 야구팬 층을 깊게 파고드는 수직적 전략을 택한 반면, 쿠팡플레이는 축구를 축으로 전 종목으로 외연을 넓히는 수평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티빙 KBO·WBC까지 야구 중계 '싹쓸이', 최주희 '쿠플식 확장'과 다른 승부수 먹힐까
▲ 쿠팡플레이가 해외 스포츠 경기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실제 쿠팡플레이는 종목 확장에 방점을 찍으며 티빙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국가대표 축구 A매치와 K리그 전 경기 중계는 물론, 손홍민이 속한 LA FC 전 경기를 중계한다. 여기에 영국 프리미어리그·스페인 라리가·프랑스 리그1·독일 분데스리가 등 유럽 주요 축구리그와 NBA(미국프로농구), F1과 데이비스컵까지 폭넓은 종목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별도의 스포츠 특화 멤버십을 도입해 축구·모터스포츠·격투기 등 다양한 종목 팬을 한 번에 흡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개별 종목 충성도보다는 종목 수를 넓혀 전체 구독자 저변을 키우는 가로 확장형 전략에 가깝다.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 논의를 통해 외형 확대에 나선 상태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구독자 수 기준 국내 OTT 업계 2위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넷플릭스가 1444만 명으로 1위를 지켰고 쿠팡플레이가 819만 명으로 뒤를 이었다. 티빙은 779만 명, 웨이브는 408만 명이다. 두 플랫폼의 중복 구독자 비중을 약 30%로 감안하더라도, 합병 이후 총 이용자 수는 쿠팡플레이를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쿠팡플레이가 해외 스포츠 중계권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최주희 대표 역시 스포츠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OTT 플랫폼이 스포츠 중계에 주목하는 흐름은 이미 세계적 추세다. 넷플릭스 역시 지난해 1월 미국 프로레슬링 단체 WWE의 주간 프로그램 ‘로우’에 대한 10년 독점 중계권을 50억 달러에 확보했다.

스포츠 중계권은 OTT에 뚜렷한 이점을 제공한다. 

팬덤이 분명한 종목을 통해 목표 시청자 층을 정확히 확보할 수 있고, 시즌 내내 경기가 이어져 콘텐츠 공급도 안정적이다. 그 결과 이용자가 플랫폼에 오래 머무는 록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시간 중계 특성상 자연스러운 광고 노출도 가능해, 구독형(SVOD)에서 광고형(AVOD)으로 전환 중인 OTT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CJENM 관계자는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WBC 중계권 체결을 통해 스포츠 콘텐츠 분야에서의 전략적 포트폴리오 확장을 더욱 본격적으로 이루게 됐다”며 “앞으로도 스포츠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수요를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에 꾸준히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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