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에서 10나노 신공정의 양산수율 안정화에 고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올해 10나노 공정으로 위탁생산 진출을 앞두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틈타 위탁생산 수주를 늘리며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TSMC가 모두 10나노 공정의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안정화에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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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 사업부 사장. |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10나노 공정으로 처음 생산하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35’ 양산수율이 낮아 출시가 늦춰지고 있다”며 “올해 2분기 출시되는 새 스마트폰부터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8에 탑재되는 10나노 기반 자체개발 프로세서 ‘엑시노스8895’와 스냅드래곤835의 양산 차질로 스마트폰 출시시기를 4월로 늦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2월 공개하는 새 스마트폰 G6에 지난해 출시된 퀄컴 ‘스냅드래곤821’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도 올해 애플 아이패드 신제품에 10나노 기반의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해 공급하려 했지만 양산 안정화가 어려워 3월로 예정됐던 아이패드의 출시가 대폭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전문매체 피씨태블릿은 “삼성전자의 낮은 양산수율이 퀄컴의 성장계획에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라며 “TSMC 역시 수율문제로 애플의 사업에 차질을 주고 있다”고 관측했다.
퀄컴은 이전까지 최신 프로세서의 공급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혔지만 올해는 스냅드래곤835가 상반기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탑재된다는 내용만 공개하며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샤오미와 HTC 등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도 스냅드래곤835의 공급 지연으로 신제품 출시를 무기한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미디어텍 등 경쟁업체가 대체수요를 확보할 수도 있어 퀄컴의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10나노 공정의 수율확보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초기에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적용한 뒤 수율안정화 정도에 따라 점차 보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최대 고객사인 퀄컴과 애플이 사업에 차질을 겪을 경우 삼성전자와 TSMC가 글로벌 고객사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텔은 올해 10나노 공정으로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노려 퀄컴과 애플 등 주요 고객사의 주문을 대거 확보할 수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얼리스트는 “인텔의 10나노 공정기술력은 크게 앞서 삼성전자와 TSMC의 7나노 공정에 맞먹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고성능 반도체를 설계하는 기업들의 주문 수주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인텔은 1월 초 가전전시회 CES2017에서 10나노 공정을 적용한 프로세서 시제품을 공개했다. 올해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LG전자 등 고객사의 반도체를 양산하며 기술경쟁력을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전문매체 컴퓨터월드에 따르면 인텔은 삼성전자와 TSMC가 내년까지 개발을 마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7나노 공정도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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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 |
인텔은 PC용 프로세서에서 장기간 독점체제를 유지하며 압도적인 설계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위탁생산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경우 현실적으로 경쟁업체들이 기술력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경제전문지 시킹알파는 “인텔의 10나노 공정개발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자들을 확실하게 제출 수 있는 장기적 성장계획을 세워두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텔은 미국에 70억 달러(8조 원)에 이르는 신규공장 투자계획도 내놓으며 사업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주요 고객사가 애플과 퀄컴, 엔비디아 등 모두 미국기업인 만큼 미국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추세에서 인텔이 더욱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인텔의 신규공장 가동은 7나노 공정의 본격적인 도입시기에 맞춰 시작될 것”이라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려는 미국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