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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허용은 '외양간 고치기', 기술 견제 어려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12-10 11: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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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허용은 '외양간 고치기', 기술 견제 어려워
▲ 미국 정부가 중국에 엔비디아 고사양 반도체 수출을 허용했지만 이는 지나치게 늦은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의 기술 발전을 견제하는 효과를 보기에는 시점이 다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중국 수출을 뒤늦게 승인한 데 주요 외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이미 미국의 규제에 대응해 자체 기술 발전과 공급망 구축에 성과를 내고 있는 시점에서 이러한 대응 조치가 긍정적 효과를 낳기는 지나치게 늦었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에서 지난 수 년에 걸쳐 이어진 기술 규제는 중국이 첨단 인공지능 기술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확보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엔비디아에서 두 번째로 성능이 강력한 인공지능 반도체 H200을 중국 기업들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과도한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자체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주장을 마침내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은 첨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이미 중국이 곧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규제를 계기로 자국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에 막대한 비용을 지원해 온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중국 기업의 인공지능 반도체는 여전히 성능과 전력효율 등 측면에서 엔비디아 제품과 뒤떨어지고 생산 능력도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비교적 낮은 사양의 반도체로도 효율적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을 지속했다. ‘딥시크’ 인공지능 모델이 대표적 예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전력 공급량이 많고 요금이 낮다는 점도 전력 효율이 떨어지는 중국산 인공지능 반도체의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의 분석을 전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업체들의 기술 발전에 자신감을 얻고 현지 기업들이 엔비디아 제품 대신 중국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해 활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젠슨 황 CEO마저 최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엔비디아 반도체를 실제로 구매하려 할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을 정도다.
 
트럼프 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허용은 '외양간 고치기', 기술 견제 어려워
▲ 화웨이 자체 설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반 데이터센터용 제품. <연합뉴스>
결국 트럼프 정부가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 주요 목적은 현지 기업들이 자국산 제품을 활용하려는 의욕을 꺾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을 계속 엔비디아 반도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계획에는 큰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 중국 수출은 미국 정치권에서 꾸준한 논란을 불러왔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으려면 이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반대편에서는 중국이 계속 미국산 반도체에 의존해야만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후자를 선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더 이상 효과적 전략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이어진 수출 규제가 중국의 자체 기술 발전 의욕을 높인 데다 현지 기업들의 발전 속도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엔비디아 H200 수출을 승인한 것은 화웨이가 이미 비슷한 성능의 반도체를 상용화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매트릭스 384’ 시스템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블랙웰’ 기반 NVL72 서버 시스템과 유사한 성능을 낸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엔비디아 H200 수출 허용이 중국의 자체 반도체 기술 개발 의욕을 꺾기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가 H200 중국 판매를 승인하며 엔비디아의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뒤늦게 정책적 대응에 나서는 것 이외에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엔비디아가 결과적으로 H200 중국 수출을 통해 볼 수 있는 이득도 크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중국 판매를 허용한 조치는 어느 누구에게도 실질적 승리를 안겨주지 못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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