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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
‘구로의 등대’. 넷마블게임즈를 지칭하는 말이다.
잦은 야근 때문에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게임즈 빌딩이 한밤중에도 홀로 불이 환하게 켜 있자 생겨난 말이다.
넷마블게임즈가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애고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겠다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상장을 앞두고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 넷마블게임즈, ‘일하는 문화 개선안’ 실시
넷마블게임즈는 7일 열린 2월 정례 경영포럼을 열고 13일부터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전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일하는 문화 개선안의 주요내용은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도 도입,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금지, 종합병원 건강검진 전 직원 확대시행 등으로 넷마블게임즈 본사와 계열사 전체에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2011년 경영위기를 맞이했고 2012~13년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대대적인 인력확충을 통해 일하는 문화의 개선에도 힘썼지만 회사의 급격한 성장으로 개선효과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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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 |
권 대표는 특히 넷마블게임즈 본사보다 계열사의 근무환경 개선이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한 소규모 개발회사에서 개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계열사 전체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번 결정으로 넷마블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고 뛰어난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넷마블게임즈, 전격 발표 이유는
게임업체 직원들은 업종 특성상 야근이 잦은 대표적 직업군으로 꼽힌다.
특히 업데이트나 신규게임 개발 마감일을 맞추기 위해 야근과 특근이 반복되는 ‘크런치 모드’에 들어가면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하는 현상이 어느 정도 보편화돼 있다.
이 때문에 게임개발자의 근속기간이 평균 3년에 그치고 있다. 정의당은 “대형 게임사 사옥 풍경은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직원들을 기다리는 택시로 가득하다”며 “열악한 게임업계 노동환경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넷마블게임즈는 특히 지난해 3명의 게임개발자가 사망하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넷마블게임즈는 “과로와 무관한 사망”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정치권은 넷마블게임즈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시민단체 노동자의미래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업계 노동환경 실태 및 개선과제를 주제로 ‘넷마블 노동자의 돌연사, 우연인가, 필연인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근무환경을 집중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인식 바꿀까
넷마블게임즈가 처했던 과거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이미지가 크게 악화됐다는 시선도 있다.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은 넷마블게임즈를 창업했지만 2006년 5월 건강악화로 회사를 떠났다. 이후 넷마블게임즈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31개의 신작 게임을 출시했지만 거의 대부분 실패했고 2011년6월 경영위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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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게임즈 빌딩. |
방 의장은 경영에 복귀하면서 전 직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드라이브를 걸고 스스로 앞장섰다. 이 때문에 방 의장은 주말도 없이 일하는 카리스마적인 일중독자라는 평가도 받게 됐다. 스스로 “쉬는 시간에 게임 생각한다”고도 말할 정도다.
방 의장의 경영스타일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방 의장은 “스피드가 생명”이라며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수정한다”는 경영철학을 강조한다.
방 의장은 지난해 여름부터 기자들과 1년에 2번 자리를 열고 자신과 넷마블게임즈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생존을 위해 일했던 시기였다”며 “이제 전략적으로 일하는 회사로 바꿔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넷마블게임즈는 2014년 이후 경영환경이 안정돼 연봉수준과 근무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넷마블게임즈 관계자는 “2015년과 2016년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도 발행하는 등 올해 상장을 앞두고 결실을 나누고 있다”며 “근무환경 개선과 이미지 개선에도 전사적으로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