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코스맥스 OBM·배당 '쌍끌이 전략'으로 주주 붙들기, 이병만 경영 승계 '분수령' 넘을까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12-04 14:44:32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코스맥스 OBM·배당 '쌍끌이 전략'으로 주주 붙들기, 이병만 경영 승계 '분수령' 넘을까
▲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올해 3분기 다소 부진한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승계 시험대에 올랐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코스맥스>
[비즈니스포스트]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과 주가 부진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주주 붙들기에 나섰다. 제조자브랜드개발(OBM) 확대와 배당 강화 카드를 앞세워 흔들리는 신뢰를 회복하려는 모습이다.

지난 3월 지주사에서 사업회사 대표로 복귀한 이병만 사장은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부진에서 반등할 수 있을 지가 경영권 승계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성장세가 점점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후퇴하며 시장 기대치 수준을 밑돌았다.

코스맥스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5856억 원, 영업이익 42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0.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 줄었다.

증권가에서도 회의적 기류가 뚜렷하다. 올 3분기 실적이 공개된 직후 투자의견을 낸 14개 증권사 전부가 목표주가를 낮췄다. 그 가운데 11곳은 무려 5만 원 이상을 낮춰 잡았다.

불과 상반기까지만 해도 상황은 달랐다. 중국•동남아시아 수요 회복 기대와 CAPA(생산능력) 증설 효과를 앞세워 주요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22만~31만 원까지 끌어올리며 낙관론에 힘이 실렸던 시기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신규 고객사 도입 과정에서 예상보다 큰 초기비용이 발생한 데다, 마케팅•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다는 지적이다.

실제 주가도 이러한 우려를 그대로 반영했다. 코스맥스 주가는 11월3일 20만 원대에서 한 달 만인 12월3일 16만 원대로 내려앉았다.

매수 주체별 흐름을 살펴보면 기관투자자의 매도세가 두드러진다. 기관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직후 하루 만에 약 29만 주를 쏟아내며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다. 12월 들어서도 순매도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기관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중•장기 실적 전망과 리스크 요인을 반영해 움직이는 ‘안정성 중심’ 투자자로 분류된다. 이들의 매도는 단기 차익 실현을 넘어 구조적 우려를 반영한 신호로 읽히기 쉽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병만 사장의 주가 부양 및 주주 신뢰 확보에 대한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적 부진과 기관 이탈이 맞물리는 상황에서 대표이사로서 책임과 역할이 더욱 무겁게 느껴질 대목이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지주사에서 사업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장남 이병만은 본업(ODM), 차남 이병주는 지주사 및 신사업’이라는 오너 2세 승계 구도가 보다 뚜렷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사장은 취임 메시지와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와 ‘대체불가 경쟁력’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주요 브랜드 수주가 하위 ODM사로 분산하는 흐름이 가속화되자, 그의 발언이 다소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이 사장이 코스맥스 대표 자리에 오른 것을 두고 “승계 구도에서 한 발 앞섰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실제 지분 구조만 놓고 보면 형제간 영향력은 큰 차이가 없다. 

현재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은 이병만 사장이 19.95%,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 사장이 10.52%, 그리고 이병주 사장이 소유한 기업 ‘코스엔앤엠’이 9.43%를 보유하고 있다. 합산 시 형제 간 보유 지분이 정확히 동일한 수준이 된다. 

여기에 올해 11월 5일 기준 모친인 서성석 코스맥스비티아이 회장도 지분 22.6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직 지분 증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승계 구도가 어느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긴 이르다.
 
코스맥스 OBM·배당 '쌍끌이 전략'으로 주주 붙들기, 이병만 경영 승계 '분수령' 넘을까
▲ 코스맥스의 실적 및 주가 부진이 이어지며 이병만 사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장은 최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세우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OBM 강화 전략이 있다. 

코스맥스는 중장기 추진전략을 통해 “단순 제조를 넘어 소비자 중심의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진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그 핵심 축으로 OBM 사업 강화가 명시됐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최근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화장품 브랜드사들의 OBM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OBM의 경우 브랜딩, 용기 디자인,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를 도맡아 해주는 만큼 신규 브랜드사 입장에서 수요가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대표 화장품 ODM사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모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한때 K뷰티 호황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을 이어갔지만, 최근 수주가 하위 ODM사로 분산되면서 성장이 다소 정체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기존 ODM 중심 구조에서 OBM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제조를 넘어 브랜드 주도권과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성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올해 3분기 코스맥스 인도네시아 법인 매출이 역성장한 반면, 태국 법인은 35.1%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차이를 만든 핵심 요인으로 OBM 등 신사업 효과를 꼽고 있다.

여기에 배당을 앞세운 주주환원 확대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이익의 25%를 주주에게 환원했으며 2028년까지 3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여기서 OBM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은 맞물려 돌아간다. OBM은 코스맥스의 수익성을 개선해 배당 재원을 늘리는 역할을 맡고, 주주환원율은 그 배당 재원을 얼마나 주주에게 돌려줄 지를 결정하는 장치다.

실제로 배당 성향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2022년엔 순이익 적자로 배당이 ‘0’이었지만 2023년엔 15.0%, 2024년엔 29.5%로 빠르게 상향 조정됐다. ‘선 배당액 확정•후 기준일 설정’ 방식을 도입해 예측 가능성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코스맥스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OBM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사에 브랜드 전략 수립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 제공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국내는 물론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소비자 중심 전략을 수립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

최신기사

코스피 외국인 매도세에 4020선 약보합, 원/달러 환율 1473.5원까지 올라
중국 AI 반도체 '엔비디아 대체' 속도 낸다, 화웨이 캠브리콘 출하량 대폭 늘려
[현장] HMM 노조 본사 부산 이전에 강력 반발, "더 이상 직원 희생 강요 안돼, ..
SK네트웍스 엔코아 등 주요 자회사 대표 변경, "AI 성장 엔진 강화에 초점"
솔루스첨단소재 북미 전지박 생산거점 '청신호', 곽근만 SK넥실리스와 특허소송 해결이 ..
비트코인 1억3850만 원대 상승, 리플 CEO "내년 말 18만 달러 돌파" 전망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2주 연속 둔화, 10·15대책 이후 관망세 지속
이재명 산업역군 초청 오찬, "소형 사업장 오히려 중대재해 늘어"
LG화학 급해지는 NCC 구조조정, 김동춘 바로 만난 첫 시험대 통과 '험로'
신세계건설 '체질 개선' 분주, 강승협 그룹 물량 발판으로 적자 탈출 특명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