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5-11-28 17: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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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신작 아이온2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아이온2’가 출시 이후 다사다난한 일주일 끝 흥행 궤도에 올랐다.
초반 혹평과 내외부 논란이 잇따라 터졌지만 엔씨소프트는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의 대응으로 초기 시장 안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2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이온2’는 초창기 시장 안착에 성공한 뒤 흥행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온2’는 19일 출시 이후 출시 이틀간 약 100억 원, 일주일간 약 250억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온2’는 2008년 출시된 원작 ‘아이온: 영원의 탑’의 정식 후속작이다. 출시 직후 주요 앱마켓에서 매출·다운로드 상위권에 진입했고,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150만 명을 넘어섰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전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6위를 기록했으며, PC방 점유율 역시 게임트릭스 기준 5위까지 오르며 오버워치·서든어택·던전앤파이터 등 오래 상위권을 유지했던 PC 게임 강자들을 앞질렀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최대 기대작이었던 아이온2가 초기 우려를 넘기고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고,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초반 리스크와 달리 흥행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온2는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서비스가 시작되자 다양한 문제들이 한꺼번에 불거지며 초반 분위기가 크게 흔들렸다.
출시 직후 BM(비즈니스 모델) 논란, 고레벨 이용자의 저레벨 학살 문제, 특정 인물을 연상시킨다는 커스터마이징 프리셋 이슈 등이 동시에 터졌다. 엔씨소프트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상황에서 초반 대규모 유입이 겹치며 시스템적 허점과 운영 리스크가 드러났고, 여론 악화 속도도 빨랐다.
▲ 사진은 성남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의 모습.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이례적일 만큼 빠르고 적극적인 소통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초기 분위기 진정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이온2 개발진은 서비스 첫 일주일 동안 무려 세 차례 개발자 사과 방송을 진행했다. 업데이트 계획 선공개, BM 조정 예고, 시스템 개선 약속 등 실시간에 가까운 대응이 이어지면서 험악했던 분위기도 차츰 누그러졌다.
김남준 아이온2 PD는 “아이온2의 시스템은 장기 운영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라며 “이용자의 ‘뒤통수’를 치는 운영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소통 부족과 과금 중심 운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이번 대응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다른 대형 게임사에서도 보기 어려운 소통 빈도라는 점에서 이용자들도 ‘엔씨가 달라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게임이용자협회도 공식 입장을 내고 “적극적인 소통과 신속한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적극 대응의 배경에는 회사 내부에 자리 잡은 강한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신작 부진 이후 아이온2까지 흔들릴 경우 향후 2~3년간 신작 공백과 실적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사내외에서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아이온2의 흥행 안정화 여부는 엔씨소프트 중기 사업 계획과 재무 안정성에 직결되는 사안이었다.
초기 불안 요소를 어느 정도 진화한 만큼 향후 흥행세가 유지될 경우 내부 목표 달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아이온2는 2026년 연간 매출 3천억~3천5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4분기 약 1천억 원, 2026년 매출 5천억~6천억 원 수준을 예상하며 최근 흐름이 이어질 경우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