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5년 11월8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 세미나'에서 폐회사를 하고 있다. < SK > |
“운영개선을 잘해야만 그 위에 인공지능(AI)을 더 쌓을 수 있다.” -2025년 11월8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 세미나’의 폐회사에서
[씨저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기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그룹 임원들 앞에서 강조했다.
최 회장은 8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 세미나’의 폐회사에서 ‘운영 개선(OI, Operation Improvement)’과 ‘도메인 지식’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번 세미나는 6일부터 8일까지 열렸다. 최 회장 외에도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60여 명이 참석했다.
우선 최 회장은 “OI가 어려운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기본기를 갖추는 것”이라며 “회사와 사업에 갖춰진 프로세스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를 꾸준히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가 기본적인 바탕 없이 AI 전환을 추진하게 되면 이는 실패를 맞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난 5∼10년간의 프로세스를 재점검해 보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 회장은 ‘도메인 지식’을 충실하게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메인 지식은 본업에서 축적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의미한다.
그는 “도메인 지식이 없는 상태로 AI만 도입해서는 일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며 “도메인 지식을 갖춘 상태가 돼야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와 AI를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AI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AI를 통한 혁신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그는 11월3~4일 열린 ‘SK AI 서밋 2025’ 기조연설에서 “AI는 더 이상 특정 산업의 기술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 기조연설에서 최 회장은 SK의 미션을 “가장 효율적인 AI 설루션을 찾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AI 패러다임을 규모의 경쟁이 아닌 효율의 경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SK가 앞장서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에 따르면 SK의 AI 설루션은 △메모리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제조 AI 등 세 가지 영역에서 제공된다.
즉 △메모리 칩의 공급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설비투자(CAPEX)를 늘리고 △AI 컴퓨팅을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를 제공하고 △제조업을 위한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것이 SK의 AI 솔루션이며, 이를 통해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SK의 미션이 실현된다.
다만 최 회장은 그룹 임원들과 함께한 이번 ‘2025 CEO 세미나’에서 AI 전환의 중요성보다는 그에 앞선 그룹의 본업 경쟁력을 대내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AI 혁신과 이를 위한 SK의 미션을 강조해 온 그간의 대외적 메시지와는 결을 달리한 것이다.
최 회장은 “멤버사들의 역량 결집과 파트너들과의 개방적 연대를 통해 대한민국 AI 생태계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하자”고 임원들에게 당부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최태원 회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 신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시카고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학위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 선경(현 SK) 경영기획실 부장으로 입사했다. 1998년 SK 회장으로 취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대한핸드볼협회장,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장 등을 지냈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