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금융  금융

[BP금융포럼 in 하노이 에필로그④] 보험침투율 낮은 베트남 시장, 속도는 더뎌도 성장 잠재력은 분명히 있다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5-11-07 17:25:11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11월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025 비즈니스포스트 금융포럼 in 하노이’가 성황리에 끝났다. 이번 포럼에는 베트남 금융당국자는 물론 아시아개발은행(ADB), 아세안+3거시경제조사기구(AMRO) 등 국제기구가 함께해 K-금융의 아세안 확장, 특히 베트남 시장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많은 논의를 나눴다. 비즈니스포스트는 에필로그 기사를 통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금융사들의 업권별 현황과 전략을 짚고, 포럼 현장 기사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도 전한다. <편집자 주>

- 글 싣는 순서
①  베트남은 여전히 국내 은행에 기회의 땅, 신한 ‘선전’ 속 다른 은행들 속도전
② [인터뷰] 베트남우리은행 김병진 “리테일 비중 60% 목표, 뉴원뱅킹으로 동력 키운다”
③ 한국 기업만 1만 곳, KB·하나·농협·IBK ‘전략시장’ 베트남 다시 본다
④ 보험침투율 낮은 베트남 시장, 속도는 더뎌도 성장 잠재력은 분명히 있다
⑤ [인터뷰] 한국투자증권 신현재 “높은 증권시장 성장성, 리테일 경쟁력 높일 것”
⑥ 베트남 캐피탈시장도 본격 성장 준비 중, 국내 여신사 무기는 '리스크관리'
⑦ [인터뷰]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장 이영직, “아세안 르네상스 촉매제 되겠다”
⑧ [인터뷰] 주한베트남대사 부 호 “베트남은 문을 닫지 않는다, 균형과 개방이 성장의 비결”

 
[BP금융포럼 in 하노이 에필로그④] 보험침투율 낮은 베트남 시장, 속도는 더뎌도 성장 잠재력은 분명히 있다
▲ 베트남 하노이 도로에서는 비가 오는 날에도 이륜차를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는 자동차와 이륜차 모두 대인배상 중심 교통사고 책임보험가입이 법적으로 의무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보험침투율 2.4%.’

베트남 보험시장 현황을 요약하는 숫자다.

보험침투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입보험료 비율로 현재 베트남시장은 글로벌 평균(약 6% 수준)의 절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이는 보험시장 성숙도가 낮다는 의미이자 성장 여지가 크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보험사들도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을 포착하고 진출을 서둘러 왔다.

2025년 기준 베트남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보험사는 생명보험사 3곳(미래에셋생명·신한라이프·한화생명)과 손해보험사 5곳(DB손해보험·KB손해보험·SGI서울보증·삼성화재·현대해상) 등 모두 8곳이다. 형태는 법인, 사무소, 지점 등 다양하다.
 
[BP금융포럼 in 하노이 에필로그④] 보험침투율 낮은 베트남 시장, 속도는 더뎌도 성장 잠재력은 분명히 있다
▲ 베트남에는 여러 한국 보험사가 진출해 있다. 사진은 베트남 하노이 현대해상 사무소. <비즈니스포스트>
그들이 주목하는 것도 단연 성장성이다. 베트남 현지에서 만난 보험업계 관계자들도 보험에 가입한 인구가 적다 보니 그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공간 역시 크게 남아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베트남 정부가 경제 성장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금융시장 확장 속도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모인다.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2025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8%대, 2026년은 10% 수준으로 국가 차원에서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한 베트남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소비를 주도하는 중산층과 자산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에 개인보험 중심의 위험보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동시에 기업보험 측면에서도 정부 주도 산업화 및 도시화와 맞물려 재물보험 및 기술보험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처럼 기회요인도 많지만 그만큼 보험업이 성장하기까진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험침투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보험 관심도가 아직 낮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국가 경제 자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득 양극화가 크다는 점도 보험업 성장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베트남에서 만난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중산층 확장을 얘기했다. 중산층이 두터워져야 은행 저축을 넘어 상속, 리스크 관리, 노후대비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보험 가입 수요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드뱅크 기준 2023년 베트남 인구 가운데 중산층 비율은 13%대로 집계됐다. 시장조사기관들은 2026년 중산층 비율이 26%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지만, 여전히 OECD 평균(약 61%)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베트남 소비자들의 보험 관련 심리적 저항도 큰 것으로 파악됐다.

생명보험의 경우 2023년 방카슈랑스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지며 시장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특성상 설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채 가입시키거나 ‘끼워팔기’식 강매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보험은 ‘신뢰 산업’이라 한번 무너진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특히 베트남 생명보험업은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이 큰 만큼 시장 전체가 타격을 입었다.

그 뒤 정부가 보험업계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소비자보호를 중심으로 한 보험업법 개정을 주도하는 등 국가와 보험업계 모두 신뢰를 회복하고자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올해 들어 생명보험사들의 수익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손해보험의 경우 보험침투율이 0.6% 수준으로 생명보험보다도 관심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에서도 한국처럼 자동차 및 이륜차(오토바이) 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다. 하지만 한국과 다르게 대인배상만 의무다. 이 때문에 법 사각지대를 이용해 가입하지 않는 운전자도 적지 않다.

다른 베트남 보험업계 관계자는 “도로에서 직접 잡히지 않는 이상 보험 가입을 엄격하게 확인하진 않는 편이며 교통사고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일도 적다 보니 가입하지 않는 운전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과 비교할 때 베트남 손해보험사에 적용되는 잣대가 엄격한 점도 시장 확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은 건강보험 등 제3보험 시장을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이 공유하며 경쟁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생명보험업과 손해보험업 사이 경계가 명확하다.

또 최근 한국 손해보험사는 건강보험 등 장기보험으로 보험수익을 내고 있지만 베트남 손해보험사는 가입 기간이 1년 이상인 장기보험을 판매하지 못한다. 이에 주력 보험종류(보종)와 영업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베트남 손해보험사는 대부분 기업 간 거래(B2B)인 기업보험이나 일반보험 비중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보험 비중이 작다 보니 영업 역시 중개사나 글로벌 브로커를 활용하고 설계사나 방카슈랑스 채널 활용은 적은 편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베트남 생명보험사는 저축보험 등 소비자-기업 간 거래(B2C) 개인보험이 중심이 돼 있다. 이에 보험설계사 대면 판매와 방카슈랑스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BP금융포럼 in 하노이 에필로그④] 보험침투율 낮은 베트남 시장, 속도는 더뎌도 성장 잠재력은 분명히 있다
▲  출퇴근 시간 베트남 하노이 도로는 자동차와 이륜차, 그리고 횡당보도를 건너는 사람으로 복잡하다. <비즈니스포스트> 
베트남 보험업계 성장을 위해서는 보상서비스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베트남에서는 소비자가 보험금을 신청할 때부터 많은 서류를 하드카피로 제출해야 하는 등 허들이 높다.

이후 복잡한 보험금 지급액 산정과 지급 절차를 거친 뒤에도 소비자가 실제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 규모는 크지 않다. 이에 많은 이들이 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베트남 현지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베트남 보험시장은 분명히 잠재성이 큰 시장이다”며 “하지만 잠재성만 보고 성급하게 성과를 내려고 뛰어들기보다 성장 속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지영 기자

최신기사

하나증권 "CJENM TV광고의 예상보다 더 큰 하락, 상쇄 이상을 보여줘야 할 OTT"
신세계 이익 증가는 면세점 적자 축소에 기대, 정유경 투자·구조조정 가시화 기대
하나증권 "스튜디오드래곤 반전의 계기는 만들었다, 내년에 재차 정상화를 기대하며"
기후솔루션 2035 감축목표 이슈 브리프, "53%는 탄소중립 경로와 불일치"
김병주-김동연 '노인 예산' 공방, 김동연 "추경으로 보완" 김병주 "변명에 불과"
[BP금융포럼 in 하노이 에필로그②] 베트남우리은행 김병진 "리테일 비중 60% 목..
[오늘의 주목주] 'AI 버블' 우려에 HD현대일렉트릭 6%대 급락, 코스닥 젬벡스 1..
중국 희토류 10월 수출 9% 증가해 4개월 만에 반등, 규제 유예 기대감 커지나
이재용 시대 연 '삼성 2인자' 정현호 용퇴, '초격차 회복' 위한 공격적 투자 경영 예고
비트코인 1억5202만 원대, JP모간 "17만 달러까지 오를 것" 낙관론 유지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