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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앞둔 이창용 절제 속 한 마디, "유동성 늘려 부동산 불 지피는 역할 안 해"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5-10-20 16: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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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과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시장 문제를 놓고 이렇게 말했다.
 
금통위 앞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4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절제 속 한 마디, "유동성 늘려 부동산 불 지피는 역할 안 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 중계방송 갈무리>

이날 한국은행 국정감사장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이 총재를 향해 정부의 6.27, 10.15 부동산대책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 가계부채에 관한 질문과 지적을 쏟아냈다.

다시 1400원대로 올라선 원/달러 환율,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 등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지만 오전에도 오후에도 ‘주인공’은 부동산에 쏠리는 ‘돈’과 이에 대응할 금리정책 방향이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주식시장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되면 다시 부동산시장으로 ‘역머니무브’ 현상이 초래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며 “이를 상당히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자료를 보면 시중 유동성을 보여주는 광의 통화량(M2) 증가율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일정한 연계성이 있다”며 “한은이 최근 4차례에 걸쳐 시행한 금리인하가 경제성장과 부동산시장 어느 쪽에 더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고 질문을 던졌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돈을 풀면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건 모순된 것 아니겠나”며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할 것인가가 관심사인데 이전 동결을 판단했을 때와 상황이 변했나”라고 직접적으로 통화정책 방향성을 물었다.

이 총재는 여야 의원들의 공세에도 당장 이번 주 23일에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이유로 시종일관 신중한 태도로 말을 골랐다.

그는 부동산 등 금융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오늘 그것에 관해 말하면 금리정책에 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답변을 피했다.

경기부양 등 측면에서 앞으로 금리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냐는 말에는 “여러 정책이 종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 말을 내놓았다.

통상 금통위 위원들은 금통위 일주일 전부터 통화정책 방향을 유추할 수 있는 발언을 삼가는 이른바 ‘블랙아웃’ 기간을 갖는다. 이 총재는 민감한 질문에 입을 닫을 충분한 명분이 있는 셈이다.

다만 집값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 상황에 금융시장 안정에 무게를 싣는 태도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 한국 부동산시장이 이대로는 갈 수 없고 부채비율이 너무 높은 상태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이번 부동산대책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끊기 위한 노력을 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 볼 때 집값과 가계부채의 지속적 상승세를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부동산시장 문제가 금융시장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짚었다.

이 총재는 “한국은 부동산 가격의 소득 대비 비율, 수도권 집중 현상, 가계부채 등이 사회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무엇인가 변화를 줘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없는 만큼 정책에 어려움이 있는데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아무리 집을 많이 지어도 유입 인구가 계속 늘어나면 공급이 따라갈 수 없다”며 “입시 제도나 이런 교육 문제도 해결해 서울 인구 유입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통위 앞둔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4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창용</a> 절제 속 한 마디, "유동성 늘려 부동산 불 지피는 역할 안 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 중계방송 갈무리>

이 총재는 이날 국감 모두발언에서부터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강조했다. 

한은이 금리인하에 한동안 더 신중할 것이라는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총재는 “지방 건설경기 부진과 취약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누적 등으로 연체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며 “또 수도권 주택시장이 9월 뒤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가계대출 흐름의 불확실성도 증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초반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한국과 중국의 대미 무역협상, 내수 회복속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2022년 10월 한은 총재로 첫 국감장에 선 뒤 4번째 국감을 맞이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마지막 국감인 올해까지 항상 부동산시장 과열과 가계대출 증가, 이에 대응한 금리정책 영향에 관한 집중포화를 받아왔다. 그리고 이 총재는 대체로 차분하고 노련한 태도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짚으면서 한은의 역할에 관해서도 견해를 밝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총재는 이날 국감에서도 “가계부채 문제는 한은의 책무와 직접 관련이 있다”며 “제 임기 에는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하향하는 국면이 계속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더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1960년생으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인 2022년 4월 제27대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됐다. 한국은행 총재 임기는 4년으로 이 총재 임기는 2026년 4월까지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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