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카스 괴담'을 오비맥주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조직적으로 퍼뜨렸다는 단서를 잡고 하이트진로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펼쳤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하이트진로 사옥과 대전 충청본부 사옥 2곳에 수사팀을 보내 컴퓨터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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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하이트진로 사장 |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이 끝나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 전문인력의 지원을 받아 압수물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하이트맥주 직원들이 카스 괴담을 조직적으로 퍼뜨렸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관리직 직원 한 명이 온라인에서 카스 맥주 소독취 관련 다수의 글이 확산되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대화방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부 과장된 내용을 남긴 것을 파악해 경찰에 자진출석 시킨 적이 있다"며 "이번 압수수색 역시 회사차원이 아닌 해당 개인에 대한 조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카스 괴담이 확산되자 서울 수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 카스 맛이 이상해 먹다 버렸다는 내용이 연달아 올라왔다. “2014년 6월에서 8월 사이에 생산된 카스는 먹지 말 것”, “가임기 여성은 절대로 피할 것”, “카스 발효탱크를 세척하다가 세척제가 들어가서 오비맥주가 회수에 나섰다” 등의 얘기가 나돌았다.
오비는 당시 특정 아이피에서 반복적으로 카스 괴담을 퍼뜨린 증거를 포착해 수서경찰에서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는 경쟁사에서 악의적으로 카스 괴담을 유포하고 있다고 의심을 품고 있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당시 “사안이 중대한 만큼 끝까지 유포자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지난달 26일 카스 괴담에 대해 현장조사와 정밀검사한 결과 소독약 비슷한 냄새는 ‘산화취’가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산화취는 맥주가 유통과정에서 고온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맥주원료인 맥아의 지방성분과 맥주 속의 용존산소가 산화반응을 일으켜 발생하는 현상이다.
오비맥주는 월드컵을 대비해 생산량을 늘렸으나 판매가 부진하면서 재고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유통과정에서 이런 산화취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