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가 야심차게 선보인 부티크호텔 L7이 개관 1년 만에 안착하며 순항하고 있다.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은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비즈니스호텔부터 부티크호텔, 6성급 호텔까지 호텔롯데의 브랜드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면세점사업의 매출의존도를 낮추고 호텔롯데 상장에 대비해 기업가치도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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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용덕 호텔롯데 사장. |
25일 호텔롯데에 따르면 명동에 있는 L7이 중국인관광객으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보통 호텔이 자리잡기까지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L7은 내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L7은 특히 비즈니스호텔이 각축을 벌이는 명동에 자리잡은 만큼 이런 성과가 더욱 의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7은 명동에 있는 비즈니스호텔 가운에 유일한 4성급 호텔이다. 최근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줄고 개별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가격대가 높더라도 차별화되고 고급스러운 호텔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L7은 호텔롯데가 지난해 1월 말 선보인 부티크호텔이다. 부티크호텔이란 비즈니스호텔과 비슷한 규모이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인테리어, 서비스 등으로 기존 대형호텔과 차별화한 호텔을 말한다.
호텔롯데는 L7을 내놓으며 최초로 브랜드이름에서 롯데를 뺐다.
송용덕 사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탈롯데’를 강조하기 위해 브랜드이름에서 롯데를 떼고 L7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는 1979년 이래 30년 동안 롯데호텔 브랜드 하나만 운영해왔으나 2009년 처음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늘렸다. 현재 국내외에 롯데호텔 10개, 롯데시티호텔 8개, L7 1개 등 모두 3개의 브랜드, 19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사업은 사실 호텔롯데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기여도가 매우 낮다. 호텔롯데는 대부분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면세점사업에서 내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호텔사업에서 나오는 매출은 전체매출의 10.8%에 그쳤다.
그러나 호텔사업은 그룹 전체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데다 내수 위주의 롯데그룹이 해외에서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사업인 만큼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송 사장 역시 “롯데그룹 전체 매출에서 호텔이 차지하는 비중은 1%밖에 되지 않지만 롯데의 브랜드 이미지를 좋게 만들어 가는 것이 호텔부문의 책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호텔롯데는 상반기 안에 잠실 롯데월드타워 안에 6성급 호텔 시그니엘도 선보이며 보유 브랜드를 4개로 늘린다. 올해 12월에 서울 삼성동에 L7도 추가로 개관한다.
송 사장이 호텔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면세점사업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의 경우 전체 매출의 90%가량이 면세점사업에서, 면세점사업 매출의 70%가량이 중국인관광객에서 나오기 때문에 자칫 위험할 수 있는 구조다.
호텔사업이 순항할 경우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도 키울 수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 중인데 이를 위해 불확실성이 높아진 면세점사업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치가 떨어진 호텔사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