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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도체 '1:1 생산' 압박에 TSMC 딜레마, 미국 투자가 전화위복 되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10-01 11: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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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도체 '1:1 생산' 압박에 TSMC 딜레마, 미국 투자가 전화위복 되나
▲ 미국 트럼프 정부의 현지 반도체 생산 투자 확대 압박으로 TSMC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고 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 미국 투자는 대만의 수자원 및 전력 부족 문제에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
[비즈니스포스트] 트럼프 정부가 TSMC를 비롯한 기업에 반도체 수출 물량과 미국 내 생산 물량을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는 ‘1:1’ 원칙을 내세워 압박을 더하고 있다.

TSMC가 미국에 강제로 투자를 늘려 비용 상승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지만 이는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일 “트럼프 정부가 다시금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을 겨냥해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채찍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대만을 비롯한 국가와 무역 협상 과정에서 자국 및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물량을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대만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관세 협상을 진행중인 만큼 반도체를 비롯한 제품에 수입관세를 낮추려면 TSMC가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는 미국과 대만의 무역 협상에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인 인텔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TSMC의 현지 투자 확대도 유도하는 방식으로 자체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TSMC는 이미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 상당한 투자를 약속했다”며 “2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약 30%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계획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이런 비중을 50%까지 높여야 한다며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미국 반도체 생산 목표가 50%로 상향된다면 기존의 투자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만 해 비용 구조와 대만의 경제에 상당한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한 TSMC가 현재 미국에 설립을 계획한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수를 기존 6곳에서 최소 10곳으로 확대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가 대만이 아닌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면 건설비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뿐만 아니라 전문인력 및 부지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디지타임스는 “트럼프 정부가 1:1 원칙을 고집한다면 TSMC가 향후 중국 화웨이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등 규제 대상에 놓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미 수입산 반도체에 최고 100% 관세 부과 방안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대만 정부나 TSMC가 트럼프 정부의 요구에 반기를 들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트럼프 반도체 '1:1 생산' 압박에 TSMC 딜레마, 미국 투자가 전화위복 되나
▲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사진.

대만 차이나타임스는 미국이 중국과 기술 경쟁에서 갈수록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첨단 반도체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핵심 산업과 첨단 군사무기 등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되며 미국이 관련 공급망을 통제하지 못하는 데 불안감을 느낀 결과라는 것이다.

차이나타임스는 결국 트럼프 정부가 대만과 무역 협상 과정에서 TSMC를 겨냥한 압박에 더 무게를 실으며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TSMC도 결국 미국의 압박과 대만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투자 확대 요구를 적극 받아들여야 할지, 또는 경제성과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이를 최대한 방어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게 됐다.

다만 TSMC가 트럼프 정부의 요구를 계기로 미국 내 반도체 투자 확대를 서두른다면 이는 오히려 파운드리 사업의 중장기 성장에 기여하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대만에서 수자원 및 전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TSMC가 신규 반도체 공장 부지를 찾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TSMC가 2037년까지 2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대만에서 수급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TSMC가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1:1로 맞추기는 어렵더라도 미국에 공장 증설을 늘리는 일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TSMC가 트럼프 정부의 압박을 받기 전부터 미국에 반도체 투자를 확대한 것은 대만의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올해 대만의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미국 투자는 반도체 공장에 안정적 수자원 및 전력 공급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도 이런 유일한 장점을 제외한다면 여전히 득보다 실이 큰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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