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이번 상장으로 1조8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인도 '국민 브랜드'로서 자리잡기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 LG전자가 이사회를 통해 인도법인 지분 15% 구주 매각을 의결했다. 사진은 LG전자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스티 공장 건설현장. < LG전자 > |
LG전자가 이사회를 통해 인도법인 지분의 15%의 구주 매각을 의결했다고 30일 공시했다.
LG전자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최종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이르면 10월 기업공개(IPO)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인도법인 지분의 15%인 1억181만5859주를 매각한다.. 구체적 규모와 처분일 등은 인도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 이후 공시된다.
LG전자 측은 지분 처분 목적과 관련해 “당사 인도법인의 인도시장 기업공개(IPO)에 따른 당사 보유 구주매출”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상장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지분의 15%를 매각하는 구주 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달 금액은 모두 본사로 유입된다.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인도법인 상장을 통해 LG전자가 약 1150억 루피(약 1조8천억 원)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LG전자 인도 법인은 지난해 12월 예상됐던 150억 달러(약 21조 원)에 못 미치는 90억 달러(약 12조7천억 원)의 기업가치로 평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인도 주식시장 상황과 함께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LG전자 인도 법인의 기업가치는 여전히 경쟁사와 비교해 큰 규모다.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에 따르면 인도에서 LG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미국 월풀의 인도 법인 시가총액은 19억3천만 달러 수준에 그친다. 이는 LG전자 인도 법인의 예상 가치인 90억 달러보다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3월 LG전자 주주총회에서 “인도에서 LG전자의 브랜드 위상은 아주 높다”며 “안주하지 않고 더 많은 인도 고객에게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인도 가전 시장에서 역대급 점유율과 실적을 거두고 있다.
LG전자는 2025년 상반기 인도에서 매출 2조2829억 원, 순이익 2097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두 번째로 2조 원을 넘겼고, 순이익은 처음으로 2천억 원을 넘어섰다.
시장조사업체 레드시어리포트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LG전자 인도 법인은 세탁기 33.5%, 냉장고 28.7%, TV 25.8% 인버터 에어컨 19.4% 등 주요 가전제품에서 인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군인 드럼세탁기(36.5%), 양문형냉장고(38.3%), OLED TV(58%) 점유율은 더욱 높다.
LG전자는 2024년 12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하고 올해 3월 위원회의 승인을 받았지만, 인도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IPO를 한 차례 연기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