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와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이 박근혜 게이트 관련 삼성그룹 뇌물죄 수사를 보강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을 다시 조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
|
|
▲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
주 전 대표가 23일 오후 2시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주 전 대표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당시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았다. 한화투자증권은 두 회사 합병 관련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는데 주 전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두 회사 합병 찬성을 종용받았고 반대하는 의견을 낸 뒤 사퇴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주 전 대표는 임기를 6개월 남짓 앞둔 2015년 9월 한화그룹 수뇌부에서 연임불가를 통보받아 그 배경을 놓고 여러 말이 나돌았으며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주 전 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기각이 결정된 뒤 인터뷰에서 “이재용씨가 없으면 삼성은 더 잘 굴러갈 것”이라고 말하는 등 삼성그룹의 최순실씨 지원 관련 혐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감추지 않았다.
주 전 대표가 특검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국회 청문회에서도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사장),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등 실명까지 거명하며 당시 합병에 부정적인 보고서를 쓰지 말라는 외부 압력이 있었던 여러 정황을 폭로했다.
|
|
|
▲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
홍완선 전 본부장도 이날 오후 특검 사무실에 소환됐다. 그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주총에서 찬성한 배경에 청와대 측의 압력을 받아 이를 실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홍 전 본부장은 지난해 12월 특검 수사 초기에도 여러차례 소환된 데 이어 이날 다시 불려나왔다.
특검이 이 부회장의 영장기각결정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뇌물죄 수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하루 동안 주 전 대표와 홍 전 본부장 외에 장시호씨,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삼성특혜 관련자들이 줄줄이 불려나와 조사받았다.
특검은 홍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삼성수사를 우선적으로 마무리한 다음에 다른 조사가 필요한 대기업을 상대로 수사를 할 예정”이라며 “일단 삼성 관련된 인물들을 소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