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모바일게임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게임을 앞세워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넥슨의 게임업계 매출 1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 ‘던전앤파이터:혼’ 인기, 기대에 못 미쳐
넥슨의 모바일게임 ‘던전앤파이터:혼’은 20일 국내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각각 매출 12위, 15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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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 |
던전앤파이터:혼은 12일 출시됐는데 넥슨의 인기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의 지적재산권(IP)이 활용된 게임이어서 출시 전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현재 매출순위가 낮은 것은 아니지만 던전앤파이터의 이름값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혼의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앞으로 매출순위가 상승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17일 이후 던전앤파이터:혼의 순위가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혼이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게임 ‘리니지2레볼루션’과 경쟁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에 못 미치자 많이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두 게임은 던전앤파이터와 리니지라는 대형 지적재산권의 격돌이어서 출시 전부터 대결에 관심이 집중됐다.
던전앤파이터:혼은 매출 10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리니지2레볼루션은 크게 흥행해 국내 양대 앱마켓 매출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1개월 누적매출 2060억 원도 달성했다.
넥슨은 지난해에도 인기게임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했지만 흥행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넥슨이 내놓은 모바일게임 ‘메이플스토리M’은 인기 PC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36위에 그치고 있다.
넥슨은 대형 지적재산권 활용한 모바일게임들이 연이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면서 모바일게임 강화전략도 차질을 빚게 됐다.
넥슨은 모바일게임시장에 뒤늦게 진출했지만 인기게임의 지적재산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최근의 결과로 점차 기대가 떨어지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던전앤파이트:혼은 최근 출시된 게임인 만큼 마케팅을 통해 매출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파이널판타지’, ‘진삼국무쌍’ 등 대형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모바일게임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넥슨, 게임업계 1위 자리 흔들리나
넷마블게임즈가 승승장구를 하고 있어 넥슨의 게임업계 매출 1위 자리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 1조5286억 원을 기록했는데 4분기 실적에 따라 지난해 1조9천억~2조 원 정도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 5029억 원을 냈다는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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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 |
넥슨이 지난해까지는 무난히 게임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올해는 순위가 변동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2015년보다 5~10% 성장했을 것으로 추산되는 반면 넷마블게임즈는 40%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시장이 커지고 있는 추세에 비춰보면 넷마블게임즈는 올해도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니지2레볼루션은은 한달 동안 매출 206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인기가 지속된다면 성장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게다가 넷마블게임즈가 올해 상장을 마무리하고 그 자금을 이용해 대형 인수합병(M&A)을 성사하면 급격한 외형성장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넥슨도 올해 모바일게임을 대거 출시해 넷마블게임즈에 대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의 모바일게임 강화전략에서 핵심역할 맡은 던전앤파이터:혼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는데다 앞으로 나올 모바일게임의 흥행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게다가 올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 대형 모바일게임들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PC온라인게임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넷마블게임즈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는 모바일게임에서 성공을 거둬야 한다”며 “넥슨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대형 인기모바일게임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