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저는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긴 하지만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가장 큰 책무"라며 "야당 대표뿐 아니라 야당 정치권의 얘기, 야당을 통해 들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듣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있었던 한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우리가 다투며 경쟁하되 우리 국민 혹은 국가의 이익에 관한 것들은 한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현실적으로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날 나라 안팎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제가 공개석상에서 '나라의 힘을 좀 길러야 되겠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일종의 통과의례 같은 것이었다. 우리가 뭘 얻기 위해서 하는 정상회담이 아니라 필요해서 하는, 그 과정 자체가 뭔가를 지켜야 되는 그런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게 참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앞으로 이럴 때는 우리 국민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우리 전체 대한민국의 국익, 국민들의 복리 증진을 위한 그런 것들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면 그게 대외 협상에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장 대표는 회동 모두 발언에서 이 대통령에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더 센 특검법안'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해 줄 것을 공식 건의했다.
장 대표는 "지금 추진되는 특검 연장 및 특별재판부 설치 법안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다면 국민은 이 법안이 대통령 뜻과 같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언급된 '더 센 특검법안'은 △3대 특검팀(내란, 김건희, 순직 해병)에 대한 수사 기간과 인력·범위 확대 △특검 관련 재판의 녹화 중계 허용 등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이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논의되는 '내란특별법안'은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장 대표는 "특검 수사가 과거 청산이라는 국내적 의미를 넘어, 국제적으로는 인권유린이나 종교 탄압으로 비칠 수 있다"며 "대통령보다 특검이 더 많이 보였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참석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만남은 지난 6월22일 김병기 당시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용태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한 이후 78일 만에 이뤄졌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오찬 이후 장 대표와 별도로 단독회동을 가졌다. 제1야당 대표와의 단독 면담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에는 처음이다.
이날 오찬을 시작하면서 이 대통령을 중간에 두고 여야 대표가 환하게 웃으며 서로 악수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앞서 정 대표는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악수를 거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