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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가도에 ‘23만 달러 금품수수 의혹’이 최대의 복병으로 자리잡아 가고있다.
반 전 총장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력 부인하고 있지만 의혹은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8일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반 전 총장은 더 이상은 모른다, 이해할 수 없다는 말로 대충 얼버무릴 수 없을 것”이라며 “반 전 총장이 직접 ‘박연차 리스트’ 의혹부터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도 “빗발치고 있는 국민들의 검증요구를 부인과 회피로 무시하는 반 전 총장의 태도가 과연 ‘새정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반 전 총장은 억울하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놔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현직 검찰 관계자들이 “반 전 총장이 뭐라고 하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돈을 건넨 인사들을 정리해 2009년 대검 중수부에 제출한 박연차 리스트에 ‘반기문’이라는 이름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팩트(사실)”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가 18일자로 보도했다.
박연차 리스트는 박 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정리한 명단인데 현재 박근혜 게이트 특별검사로 활약하는 박영수 변호사가 박 전 회장의 변호인으로 직접 대검 중수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 전 총장은 당초 중수부 수사선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는데 박영수 변호사가 제출한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것을 확인한 검찰이 2009년 당시 유엔 사무총장 신분인 점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등을 감안해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박연차 리스트가 박 전 회장이 변호사와 상의해 검찰도 모르고 있던 이름들을 적어낸 것인 만큼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반 전 총장은 12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박연차 회장은 알지도 못하는 사이고 인연이 없다”며 “왜 제 이름이 나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귀국 다음날인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의 후임인 김홍일 전 중수부장을 50분 동안 독대해 이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나타냈다.
반 전 총장 측이 의혹해명을 위해 언론사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반 전 총장은 4일 23만 달러 수수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을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12월 24일 반 전 총장이 박 전 회장에게서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23만 달러를 받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반 전 총장 측은 언론중재위 제소와 별도로 시사저널과 취재기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형사고소를 하지는 않았다.
정청래 전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반 전 총장은 즉각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즉각 고소해야 한다”며 “그래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안 하면 이상한 것”이라고 적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