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원전사업 실패에 띠른 최악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낸드플래시사업을 미국 웨스턴디지털에 일부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경쟁력 확보에 부담을 안을 수 있다.
|
|
|
▲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CEO. |
니혼게이자이는 18일 “도시바가 반도체사업부를 분사해 웨스턴디지털에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2015년 회계부정사건으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위기를 맞자 가전과 의료기기 등 대부분의 사업부를 매각하고 지난해 1월 미국 원자력건설사를 인수하며 원전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도시바가 과한 인수금액을 들이는 바람에 최대 5조 원에 이르는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발표하며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실상 유일하게 가치가 있는 반도체사업부를 중국업체나 한국의 SK하이닉스 등에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 웨스턴디지털이 기회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이미 웨스턴디지털의 자회사인 샌디스크와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공동으로 운영하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지분매각을 계기로 이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도시바와 샌디스크의 기술과 생산시설 공유를 통한 시너지가 더 강력해져 각각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담을 안을 공산이 있다.
도시바는 투자기관 등에 추가로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충당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이나 한국 반도체기업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나란히 2,3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위에 머무르고 있다.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이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를 더욱 바짝 추격하며 SK하이닉스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만큼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향후 협력관계와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며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가 반도체사업의 매각 가능성을 밝힌 뒤 일본증시에서 주가는 하루만에 5% 가까이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