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5-08-29 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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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푸드가 회사의 출발점인 급식사업 부문을 아워홈에 넘기고 새 출발을 한다.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의 일환이다.
신세계푸드는 급식사업을 넘기고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다만 이번 급식사업 매각으로 회사 매출의 약 20%가 사라지는 데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려 했던 미국 대안식품 사업에서도 최근 철수했다.
▲ 신세계푸드가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급식사업을 매각하면서 강승협 대표이사는 좁아진 사업영역에서 국내에 갇혀 외형 성장을 일궈내야할 과제를 안게 됐다.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내수 침체 속 국내 좁아진 사업 포트폴리오 안에서 외형 성장을 본격화해야 할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29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회사는 10월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단체급식 영업양도 안건 승인 절차를 진행한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11월28일, 양도금액은 1200억 원이다. 영업양도 절차가 모두 종료되면 신세계푸드의 산업체·오피스 등 단체급식 사업 100%가 한화계열 아워홈으로 넘어간다.
신세계푸드는 애초 1986년 신세계백화점 특판사업부 케이터링사업팀에서 출발해 그해 국내 최초로 삼성그룹 구내식당에서 위탁급식을 운영했다. 1995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뒤 사업영역을 외식, 베이커리, 가정간편식(HMR) 등으로 확장했다.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식자재 유통이 40% 중후반대, 베이커리가 20% 중후반대, 단체급식 약 18%,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버거 약 8%로 파악된다.
이번 매각은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신세계푸드의 모기업 이마트는 2023년 창사 이래 처음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그 직후인 지난해 3월 회장에 올라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를 추진했다. ‘재무통’ 강승협 대표는 작년 10월 신세계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신세계푸드 사령탑에 올랐다.
신세계푸드 역시 국내 급식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각 그룹사들이 그 계열사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해당 시장에서 사업을 키우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다.
5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단체급식시장에서 아워홈은 2위, 신세계푸드는 5위에 자리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5위 업체인 신세계푸드보다 급식 사업을 더 성장시킬 수 있는 플레이어에게 양도하고, 신세계푸드는 더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강 대표는 회사의 모태사업인 급식사업 부문을 양도하면서 전체 매출의 5분의1에 가까운 사업 영역을 잃게 됐다. 지난해 기준 신세계푸드 전체 매출은 1조5348억 원, 그 가운데 급식사업부문 매출은 2754억 원이다.
더욱이 강 대표가 부실사업을 정리하는 등 사업조정을 통한 효율화 작업을 지속하면서 신세계푸드 매출은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감속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5년 만에 신세계푸드 연간 매출이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내수 침체와 시장 성숙기 진입으로 인한 경쟁 심화 속 국내 식품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신세계푸드는 거의 모든 매출을 국내에서 일으키고 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워온 대안식품 부문에서 미국 대체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가 해외 매출을 키울 첨병으로 자리했으나 신세계푸드는 그마저도 설립 약 2년 만인 6월 현지 사업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하고 청산했다.
강 대표는 결국 국내 베이커리사업과 노브랜드버거에서 지속적 외형 성장의 길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세계푸드 사업 가운데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식자재유통 부문은 추가적 성장을 도모하기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식자재유통은 이미 자리잡은 경쟁사들끼리 나눠가져야 하는 시장”이라며 “외형성장보다는 원가율을 낮추고 이익률을 높이는 등 손익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 노브랜드버거의 새 가맹 모델이 적용된 첫 점포 ‘노브랜드버거 건대점’. <비즈니스포스트>
강 대표는 베이커리 부문에서 B2B(기업 사이 거래) 시장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경기 침체 속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합리적 가격에 판매하는 냉동 베이커리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푸드의 ‘베키아에누보’ 냉동 샌드위치 판매량은 2023년보다 1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냉동 샌드위치가 트렌드를 받고 있어 B2B 베이커리를 성장시키는데 좀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150여 개 매장 대부분에 입점한 E베이커리·블랑제리와 이마트 자회사 SCK컴퍼니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에 빵과 디저트를 납품하고 있다. 스타벅스 푸드 제품의 약 60%를 신세계푸드가 담당한다. 이마트와 스타벅스가 최근 공격적 신규 매장을 출점하고 있는 점은 신세계푸드 외형 확장에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들 계열사 이외 채널로 베이커리사업 확대를 통한 추가적 외형 성장의 길도 모색하고 있다.
강 대표는 회사 외형 성장의 핵심에 노브랜드버거를 놓고 있다. 그는 5월 출점 비용을 40% 넘게 줄인 노브랜드버거 신규 가맹 모델을 선보였다. 이를 발판 삼아 지난해 1200억 원 수준이었던 노브랜드버거 매출을 2030년 7천억 원으로 키워 버거업계 ‘톱3’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신세계푸드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신세계푸드는 올 하반기부터 노브랜드버거 출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분기 노브랜드버거 26개 가맹점을 추가로 낼 계획을 세웠는데 회사는 이를 추가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노브랜드버거 매장 225개의 11% 이상에 해당한다.
지난해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 사업 매출은 급식 사업 매출의 절반에도 크게 못 미쳤다. 모태사업까지 넘기며 펼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성패에는 회사가 잡은 3분기 노브랜드버거 확대 목표의 실제 달성 및 지속 여부가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