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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와 SK텔레콤, 똑똑한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 불붙어

이헌일 기자 queenlhi@businesspost.co.kr 2017-01-17 14: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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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와 SK텔레콤, 똑똑한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 불붙어  
▲ 임헌문 KT Mass총괄 사장이 17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 셋톱박스인 ‘기가지니’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에 이어 KT가 인공지능(AI)이 적용된 가정용 제품을 내놓기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시장에서 경쟁이 시작됐다.

KT의 ‘기가지니’와 SK텔레콤의 ‘누구’는 각각 단일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을 넘어 다른 관련 제품을 통합해 제어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플랫폼에서 우위를 차지하면 인터넷방송(IPTV)과 사물인터넷(IoT) 등 사업을 확대하는 데도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 플랫폼의 성능을 향상하고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17일 인공지능이 적용된 인터넷방송 셋톱박스인 기가지니를 1월 안에 내놓는다고 밝혔는데 앞으로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인 누구와 인공지능 플랫폼에서 주도권 싸움을 펼치게 됐다.

기가지니는 셋톱박스 본연의 기능에 더해 집 안의 다른 사물인터넷기기를 제어하고 이용자의 일상생활을 돕는 등 기능을 수행한다.

연동되는 다양한 기기 및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일종의 ‘커맨드센터’인 셈인데 이런 특성상 앞으로 더욱 많은 기기나 서비스와 연결될수록 이용자가 기가지니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하는 폭이 급속도로 커질 수 있다.

KT 관계자는 “앞으로 음성인식과 대화 등 기가지니에 적용된 기술을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기가지니를 가정생활에 필수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정용 서비스 외에도 에너지, 자율주행차 등 신사업에 기가지니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적용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가지니와 제품의 종류는 다르지만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SK텔레콤의 누구는 이미 지난해 9월 출시됐다. 누구의 판매량은 최근 4만 대를 넘어섰다.

SK텔레콤은 누구를 출시할 당시 사물인터넷기기 제어와 날씨정보 알림, 음악감상 등 기능을 적용했는데 그 뒤 뉴스 알림, 음식배달 도우미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최근 내비게이션앱인 T맵을 연동하는 기능도 새로 담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출시 초반에 누구의 서비스 이용비중에서 음악감상이 80%를 차지했지만 그 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면서 음악감상의 비중이 50%로 내려갔다”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을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각각 사물인터넷 등 분야에서 더 많은 서비스를 인공지능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공하겠다는 사업방향을 잡은 데 따라 인공지능에서 주도권을 잡는 쪽이 사물인터넷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이동통신3사가 확보한 사물인터넷 회선은 2014년 말 346만여 개에서 지난해 11월 529만여 개로 크게 늘었는데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이통3사가 본격적으로 사물인터넷에서 수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통3사는 사물인터넷을 새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그만큼 인공지능 플랫폼이 이통3사의 미래먹거리 확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 셈이다.

현재 KT나 SK텔레콤이 제공하고 있는 사물인터넷이나 인터넷방송 등 서비스의 종류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서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한 서비스의 종류를 차별화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 어느 쪽이 더 ‘똑똑하고 편리한’ 인공지능 플랫폼을 만들어 낼 지가 경쟁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

  KT와 SK텔레콤, 똑똑한 인공지능 플랫폼 경쟁 불붙어  
▲ 황창규 KT 회장(왼쪽)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에서 기술력 강화를 과제로 똑같이 꼽았다.

황 회장은 “KT의 목표는 지능형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혁신기술에서 1등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총집결해 혁신적인 서비스와 상품을 발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두 CEO는 각각 최근 조직개편을 실시했는데 인공지능사업의 관련 조직을 정비하거나 신설하면서 사업에 힘을 실었다.

KT는 16일 임원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인공지능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융합기술원 산하 서비스연구소에 AI테크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AI테크센터는 기존에 KT의 각 부서에 분산돼 있던 인공지능 관련부문을 통합해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의 상용화를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플랫폼사업부문을 개편하면서 산하에 누구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누구사업본부는 누구라는 제품을 개선하는 업무뿐 아니라 SK텔레콤의 인공지능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조직개편 외에도 앞으로 3년 동안 인공지능 등 신사업에 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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