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게이츠재단 이사장이 설립한 미국 에너지 업체 테라파워가 유타주에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

테라파워는 HD현대와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맺고 있는 나트륨 원자로 기술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25일(현지시각) 테라파워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유타주 에너지개발국(OED)과 나트륨 원자로 및 에너지 저장소 부지 탐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와 OED는 이번 협약에 따라 첨단 원자력 발전소를 신설할 후보지를 공동으로 발굴하고 평가한다. 올해 말까지 예비 부지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

스펜서 콕스 유타주 지사는 “테라파워와 협약은 현지 전력망 강화 및 전기요금 인하에 기여할 것”이라며 “가정과 기업에 안정적이고 청정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존 커티스 유타주 상원의원은 “첨단 원자력 기술은 에너지 자립 목표에 부합한다”며 “유타주 및 국가에 필요한 미래지향적 정책”이라는 평가를 전했다.

테라파워의 나트륨 원자로는 물이 아닌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는 발전 효율을 높이고 방사성 폐기물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할 때 생산을 늘리면서 출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현재 상용화된 대부분의 원전 또는 소형모듈원전(SMR)과 비교해 물 사용량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테라파워는 빌 게이츠 이사장이 2006년 설립한 에너지 전문 업체다. SMR을 비롯한 첨단 원자력 발전소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 기업과도 관련이 깊다. SK와 SK이노베이션도 2022년부터 테라파워에 자금을 투자해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도 SMR 분야에서 협업 계획을 두고 있다.

빌 게이츠 이사장은 최근 한국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MR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이번에 유타주에 들어서는 나트륨 원자로는 HD현대가 주요 협업사로 자리잡은 분야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22일 빌 게이츠 이사장 및 테라파워 경영진을 만나 나트륨 원자로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진행 상황도 점검했다.

이들은 3월에도 미국에서 만나 HD현대와 테라파워 사이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공급망 확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HD현대는 테라파워에 나트륨 원자로 주요 기자재인 원자로 용기를 공급한다. 다른 분야로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는 계획도 두고 있다.

테라파워가 지난해 미국 와이오밍주에 첫 나트륨 원자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데 이어 유타주에도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HD현대에도 수혜가 돌아올 공산이 크다.

크리스 르베스크 테라파워 CEO는 “나트륨 원자로가 유타주 경제 및 에너지 자급체제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미래의 안정적 전력망 확보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