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최순실씨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과 납품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어떤 회사인지 알지도 못한 채 먼저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이 과정에서 직접 거래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서 KD코퍼레이션의 현대차 납품거래 관련자들의 진술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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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환(왼쪽) 현대차 부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검찰에 따르면 현대차가 먼저 KD코퍼레이션에 연락했다.
김모 현대차그룹 구매본부장은 “2014년 11월경 김용환 부회장이 전화를 걸어 KD코퍼레이션과 현대기아차의 거래가 가능할지 알아보라고 했다”며 “부회장이 직접 지시하는 경우는 적다”고 진술했다.
김 본부장은 이후 KD코퍼레이션의 회사정보를 찾을 수 없어 김 부회장에게 물었더니 김 부회장은 “잘 모르겠다”며 안 전 수석의 휴대폰 번호를 줬다.
김 본부장이 안 전 수석에게 ‘지난번 말씀하신 회사가 KD 맞는지요’라고 묻자 안 전 수석은 맞다며 KD코퍼레이션 연락처를 건넸다.
현대차는 2015년 2월 경 KD코퍼레이션과 납품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까지 모두 10억5천여만 원 상당의 제품을 납품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최순실씨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KD코퍼레이션 납품거래를 부탁했고 정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최씨는 “(KD코퍼레이션 대표의 아내) 문모씨 부탁으로 KD코퍼레이션이 거래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호성 전 비서관에게 부탁했다”며 “현대차에 납품하게 해 달라고 못 박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의 부탁 전화를 받고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서관은 최씨에게 KD코퍼레이션의 사업소개서 등을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최씨가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KD코퍼레이션 대표 이모씨는 최씨에게 사업소개서를 보냈다.
이씨는 “평소 아내를 이뻐하는 언니인 최씨가 정부에 이야기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서 1장짜리 KD코퍼레이션 사업계획서를 건넸다”며 “이 사업보고서는 대통령에게까지 전달이 된 사업보고서”라고 진술했다.
이씨가 최씨에게 사업소개서를 건넨 뒤 최씨가 문씨에게 어느 회사로 납품하고 싶은 지를 물었는데 최씨가 “가을쯤에 현대는 가능할 것 같다”고 이씨에게 말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차에서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이씨는 검찰조사에서 최씨 덕분에 현대차에 납품할 수 있었고 박 대통령의 순방길도 함께 할 수 있었다고 인정했다.
최씨가 2016년 5월 경 이씨에게 박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 신청하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씨는 최씨의 추천으로 경제사절단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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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 |
이씨의 아내 문씨는 검찰조사에서 최씨에게 납품을 부탁한 과정을 자세하게 진술했다.
문씨는 “최씨와 있는 자리에서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받아 꾸중을 들었는데 통화가 끝나자 최씨가 어떤 회사에 넣고 싶은지 말하면 넣어 주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문씨는 현대차에 납품한 데 대해 “최순실의 파워가 확인됐다”며 “감사의 의미로 최씨에게 2천만 원을 두번 건넸고 샤넬백을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대선이 끝난 뒤 최씨가 굉장히 기분이 좋은 상태여서 주변 사람들이 저 언니 로또 된 것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문씨는 최씨와 함께 자녀들의 초등학교 어머니회와 바자회에 참석하면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