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5-08-12 1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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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주력 수익원인 일본 노선의 7월 운송실적이 코로나19 종식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저비용항공사들의 단거리 노선 좌석공급 확대에 따른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7월 일본 대지진 소문’과 기록적 고온 현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코로나19 종식 이후 지속 상승하던 일본 노선 여객이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일본·동남아 노선에서 매출의 60% 이상을 내던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은 그동안 회복이 더뎠던 중국 노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정부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의 시행에 맞춰, 하반기 중국노선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저비용항공사들이 2025년 2분기 일제히 적자를 낸 가운데 항공업계의 계절적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여객 실적이 기대 이하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상장 저비용항공사 4곳의 2분기 영업손익을 살펴보면, 진에어가 423억 원, 에어부산이 111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적자전환했다.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도 각각 400억~5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주력인 일본노선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7월 일본노선 승객수는 207만4858명으로 지난해 7월과 비교해 1.1%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월별 일본 노선 승객수가 전년도보다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월 일본 대지진’ 소문과 일본의 기록적인 폭염으로 일본노선 승객 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수기 초입인 7월 여객 실적을 미뤄봤을 때 성수기 효과는 지역별·항공사별 차별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저비용항공사는 동남아 노선의 계절적 수요 공백과 함께 일본 노선 수익성 악화가 더해지며 3분기에도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가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간”라며 “2024년 말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공급 과잉의 영향으로 저비용항공사가 주력하는 단거리 노선은 사고 여파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격 마케팅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여행이 재개된 2022년 말 국내 항공사의 여객기 대수는 330대였다. 이후 △2023년 353대 △2024년 372대 △2025년 7월 381대 등으로 늘며 2019년 수준을 뛰어 넘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이 기간 기체를 경쟁적으로 일본·동남아시아 지역에 투입하며 해외여행 재개에 따른 높은 운임의 수혜를 누렸다. 주요 항공사들의 연간 매출을 살펴보면 일본과 동남아 노선 비중은 합산 60~70%로 집계된다.
▲ 중국 노선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더딘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1~7월 중국 노선 여객 수는 2019년의 90% 수준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저비용항공사들은 하반기에는 중국 노선의 수요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24년 12월부터 한국인 관광객에게 최대 30일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데 이어, 한국 정부가 9월29일부터 2026년 6월말까지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키로 하면서 2017년 사드(THADD) 배치를 계기로 뚝 끊겼던 유커의 ‘귀환’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노선 여객 수는 1~7월 939만6686명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23.7% 증가했다. 2019년 같은 기간의 90.9% 수준으로 것으로, 이미 2019년 수준을 뛰어 넘은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과 비교해 확대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인천~웨이하이 △부산~상하이(푸동공항) △인천~구이린 등의 중국 노선을 신규 취항하거나 증편키로 했다.
진에어도 올해 2분기 실적 발표자료를 통해 무비자 관광 정책 지역(중국, 몽골)을 활용한 신규 수익 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인천~구이린 노선 취항을 예고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하반기 중국 취항과 관련한 질문에 “현재 내부 검토중인 단계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가운데 중국 노선 수요 증가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내 항공사들 노선별 수요 흐름 차별화되는 가운데 탄력적 운영 능력 시험대에 올랐다"고 진단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