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새로 문을 열 서울 강남 시내면세점의 명품 입점을 놓고 다른 전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는 명동면세점에 주요 명품 브랜드를 우선적으로 유치하고 센트럴시티점은 국내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는 상품전략을 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럭셔리 대형면세점을 표방하는 만큼 명품 입점을 위해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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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
1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안으로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루이비통이 입점한다. 루이비통은 샤넬, 에르메스와 함께 이른바 3대 명품으로 꼽히는 브랜드다.
면세점업체들은 주요 명품 브랜드를 유치해야 고객모집이 수월해지고 면세점 가치가 올라가는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명품은 제품 당 단가가 높아 매출 기여도도 높다.
신세계DF 관계자는 “입점이 예정된 루이비통 외에 샤넬과 에르메스와도 명동점 입점을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DF는 신세계의 면세점 법인이다.
반면 센트럴시티면세점의 경우 주요 명품 입점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신세계DF 관계자는 “12월에 센트럴시티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 세부적인 브랜드전략을 다 짜지는 못했다”며 “일단 국내 브랜드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신세계DF 관계자는 “국내 브랜드 외에 해외 명품 입점은 세부적인 브랜드전략이 완성돼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세계가 센트럴시티면세점 주요 명품 입점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입점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변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3대 명품 입점을 그대로 유지해 다시 문을 열었기 때문에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루이비통의 경우 지난해 신세계면세점명동점과 신라아이파크면세점에 입점하기로 해 센트럴시티점까지 입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명품업체들은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가별로 제한된 수의 매장을 운영한다. 최근 동화면세점에서 루이비통이 빠지긴 했지만 지난해 2개 면세점에 입점이 결정돼 사실상 올해 매장수가 1곳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 추가로 매장을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신세계보다 명품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코엑스점에 럭셔리 대형면세점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만큼 명품 입점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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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현대백화점은 시내면세점 특허를 획득하기 전부터 부루벨코리아와 ‘특허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을 맺고 원활한 명품 입점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부루벨코리아는 프랑스 부루벨그룹의 한국지사로 루이비통, 디오르, 펜디 등 글로벌 브랜드 40여 개를 국내 면세점에 공급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부루벨코리아가 취급하는 명품을 입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브랜드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여러 명품업체들과 입점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12월 오픈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다양한 브랜드들과 협상을 진행해 럭셔리 면세점에 걸맞는 상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역시 신세계의 센트럴시티면세점과 같은 이유로 주요 명품 입점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업체들이 각각의 강남 면세점 마다 입점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결국 주변 백화점이나 경쟁 면세점들 몫을 빼앗아 와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