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세워진 풍력 터빈들의 뒤로 석양이 지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재생에너지가 확충되는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 세계 각국이 합의한 에너지 목표를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현지시각) 가디언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 보고서를 인용해 각국 정부가 2023년에 합의한 '재생에너지 3배 서약'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재생에너지 3배 서약은 2023년 11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된 조약이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22년과 비교해 3배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 모두가 해당 서약에 동참하고 있다.
엠버는 서약 참여국 130개국 가운데 COP28 이후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 조정한 국가는 22곳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현재 목표 수준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7.4TW를 확보해 2022년 대비 발전량을 두 배로 늘릴 수는 있으나 세 배까진 어렵다고 분석했다. 세 배가 되려면 글로벌 재셍에너지 발전량은 11TW를 넘어야 한다.
엠버는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세 배로 늘리는 것은 기후목표 달성을 위해 2020년대 동안 이행돼야 하는 가장 중요한 조치"라며 "그럼에도 서약을 맺은 각국은 목표에 거의 변동을 주지 않고 있어 필요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엠버 연구진은 일부 국가들에서 재생에너지 확충 목표가 후퇴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각종 친환경 세액공제를 철회하면서 재생에너지 정책을 후퇴시키고 있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G20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확충 목표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캐나다, 튀르키예, 러시아 등은 목표를 상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엠버는 올해 11월 브라빌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는 약속 이행을 위한 규칙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케이티 알티에리 엠버 글로벌 전력 분석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목표 자체를 위한 목표 설정은 중요하지 않다"며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해야 할 경제적 유인은 이미 존재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