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E&A는 올해 상반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간 신규수주 목표의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E&A는 올해 상반기에 2조6천억 원가량 신규수주 실적을 냈다. 특히 2분기 중에는 2310억 원을 신규수주하는 데 그쳤을 정도로 성적이 저조했다.
올해 연간 신규수주 목표가 11조4500억 원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기 동안 23% 수준을 달성하는 데 그친 것이다. 올해 목표치는 지난해 연간 신규수주 실적 14조4150억 원과 비교해도 다소 낮춰 설정된 수치다.
다만 남궁 사장으로서는 목표 달성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E&A의 신규수주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 올해 남은 기간 중에 9조 원에 이르는 신규수주 달성이 가시권에 놓인 상황으로 분석된다.
우선 화공 부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에서 발주한 사업의 입찰 참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정돼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SAN-6 블루암모니아 프로젝트, 카타르 NGL-5 프로젝트 등 각 30억 달러(약 4조1361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입찰에서 삼성E&A의 수주 성공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E&A는 현재 200억 달러(약 27조5780억 원) 규모의 경쟁 우위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며 “전체 시장 축소에도 우호적 발주처 중심의 연계수주 안건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E&A가 한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여온 비화공 부문에서도 본격적으로 실적 성장에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남궁 사장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E&A는 2023년에는 비화공 부문의 신규수주가 7조7451억 원으로 화공 부문 신규수주 1조462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화공 부문 신규수주가 9조6004억 원, 비화공 부문 수주가 4조8146억 원으로 반대 상황이 됐다.
비화공 부문의 수주 실적을 채워주던 계열사 일감이 줄어든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7월 들어서는 9천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4공장 페이즈4 마감공사를 수주하며 비화공 수주 확대에 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으로 5공장 발주를 할 가능성도 크다.
▲ 삼성E&A는 하반기에 신규수주가 크게 늘면서 연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추가 발주 기대감이 커지는 데 더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발주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조 원 규모의 6공장 공사를 올해 하반기 중에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E&A는 앞서 1~5공장 공사를 모두 수행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E&A는 비화공 부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6공장 공사만 신규수주에 추가해도 연간 비화공 신규수주 목표인 3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화공 부문에서의 수주 상황, 각 부문의 도급 증액 등까지 모두 고려하면 연간 목표인 11조5천억 원은 무리 없이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남궁 사장은 삼성E&A의 기존 수주 지역 및 분야에 더해 북미, 수소에너지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에도 기대가 클 수 있다.
미국, 멕시코 등지에서 블루·그린 메탄올, 탄소포집·저장(CCUS), 암모니아 등과 관련한 인프라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스발전, CCUS 등으로 삼성E&A가 노려볼 시장이 넓어지고 있다”며 “미국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의 내용에 따라 2026~2027년 북미에서 수소 인프라 관련 최종투자결정(FID)이 집중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