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지주가 2분기 호실적을 내면서 올해 순이익 5조 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비은행사업 회복과 글로벌사업 확대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KB금융과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리딩금융 경쟁을 자신하고 있다. |
25일 신한금융이 발표한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컨센서스)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2분기 순이익(지배기업 주주 기준) 1조5491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보다 8.7% 늘었다.
애초 증권가는 신한금융이 2분기 1조4천억 원대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순이익 4조981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11.9% 늘면서 역대 최대 실적 새로 쓰는 것인데 2분기 호실적을 반영하면 전망치는 5조 원을 넘어선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이미 순이익 3조374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10.6% 늘었다. 하반기에도 좋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순이익 5조 원 시대를 열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2분기 비은행사업이 확대된 점도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2분기 비은행사업 비중 30%대를 회복했다.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등 주요 계열사가 호실적을 내면서 순이익에서 비은행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29.0%에서 2분기 30.3%로 높아졌다.
진옥동 회장은 호실적을 통해 KB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아직 리딩금융을 차지한 적이 없다. 2023년과 2024년 모두 호실적을 냈지만 KB금융과 순이익 차이는 2023년 2268억 원에서 2024년 6280억 원으로 조금 더 벌어졌다.
KB금융은 상반기 순이익 3조4357억 원을 올렸다. 신한금융과 차이가 4천억 원가량 나지만 변수는 언제나 존재한다.
과거에도 금융사고에 따른 일회성비용, 자산매각에 따른 일회성이익 등에 따라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경쟁 결과가 뒤바뀐 적이 있다.
최근 10년 간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전적을 봐도 6대 4로 어느 한 곳의 우위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진 회장은 순이익뿐 아니라 주주환원, 상생금융 측면에서도 KB금융과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주주환원의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2분기 13.59%로 집계됐다. 1분기보다 0.32%포인트 개선됐다.
애초 시장에서는 2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이 13.3%대로 나올 것으로 봤는데 이를 크게 넘어섰다.
이에 따라 KB금융과 보통주자본비율 차이는 1분기 0.4%포인트에서 2분기 0.15%포인트로 줄었다. KB금융은 2분기 보통주자본비율 13.74%를 보였다.
신한금융은 1조5천억 원대 순이익을 낸 효과로 보통주자본비율이 0.45%포인트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이날 이사회에서 8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취득·소각도 결의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 6천억 원, 내년 1월 2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한다.
KB금융은 전날 8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는데 이에 못지않은 규모다.
신한금융은 이번 실적을 발표하며 상생금융 성과도 강조했다.
상반기 창출한 사회적 가치가 1분기 7013억 원, 2분기 7909억 원 등 1조4922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KB금융이 상반기 창출했다고 밝힌 사회적 가치 1조5871억 원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 진옥동 회장이 1일 경기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임직원들과 AI 실습미션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 |
신한금융은 모든 그룹사가 동참하는 △브링업&밸류업 △파인드업&밸류업 △헬프업&밸류업 등 ‘상생금융 프로젝트 3종’을 통해 고객의 금융여건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글로벌사업에서는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해 리딩금융 입지를 단단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은 글로벌사업 손익이 2023년 5495억 원, 2024년 7629억 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올해 역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글로벌사업 손익은 431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9% 늘었다.
신한금융 글로벌사업의 중심에는 신한은행이 있다. 진 회장은 지주 회장에 오르기 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신한은행장을 맡아 글로벌사업의 토대를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진 회장은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AI)분야에서 국내 금융산업을 이끌자고 강조하고 있다.
진 회장은 이를 위해 하반기 경영포럼도 ‘AX(AI 전환)-점화(Ignition)’를 주제로 진행했다.
진 회장은 “리더는 기술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능숙히 활용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신한의 실행 DNA를 바탕으로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고 실현하는 초개인화 금융을 선도하자”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