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곽근만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가 실적 반등을 위해 전기차용 전지박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올해 2분기까지 1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박 사업을 매각해 재무적 부담을 완화하고, 앞으로 성장할 전지박 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 곽근만 솔루스첨단소재 대표이사가 적자 탈출을 위해 전지박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솔루스첨단소재는 2026년 가동 시작을 목표로 캐나다에 북미 유일 전지박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글로벌 전지박 공급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회사는 동박 사업을 매각해 연속된 적자로 인한 재무적 부담을 해소하고, 전기차용 전지박 생산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현재 헝가리에서 전기차용 전지박을 생산하고 있으며, 룩셈부르크에서 인공지능(AI)가속기와 IT기기용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 전지박과 동박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솔루스첨단소재가 유일하다.
국내 동박 기업들도 유럽 현지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만, 전기차용 동박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회사 실적은 악화일로다.
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연결기준으로 매출 1439억 원, 영업손실 15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5개 분기 연속 적자다.
동박 부문 선전에도 전지박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1.1% 감소한 460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공장 가동률 저하,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곽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동박 사업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업계에서는 솔루스첨단소재가 동박 사업을 담당하는 룩셈부르크의 서킷포일룩셈부르크(CFL) 법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견조한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동박 사업을 매각해 재무적 부담을 덜고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2026년 가동 시작을 목표로 캐나다에 북미 유일 전지박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솔루스첨단소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동박 사업 매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면서도 “만약 CFL을 매각한다면 동박 사업을 접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 솔루스첨단소재의 헝가리 전지박 공장 전경. <솔루스첨단소재> |
솔루스첨단소재가 전기차용 전지박 사업에 집중하려는 이유는 길었던 전기차 캐즘이 곧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전기차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등록 대수가 지난해보다 32.4% 증가한 752만 대를 기록했다. 북미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도 뚜렷하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캐나다에 북미 유일 전지박 생산 공장을 건설해 전기차 캐즘 이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에는 중국 CATL과 전기차용 전지박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공급처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올해까지는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5년 회사 실적 전망치는 매출 6459억 원, 영업손실 467억 원이다. 4년 연속 적자다.
그러나 신규 공급망 확대와 캐나다 공장 양산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내년부터 실적 개선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내년 전망치는 매출 7990억 원, 영업이익 152억 원이다. 매출은 23.7% 늘고, 영업손익은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