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가 베이커리 사업과 급식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 밖 수주를 늘리며 회사의 추가적 외형 성장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5월8일 강승협 대표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브랜드버거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푸드가 올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대비 매출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말 취임 후 사업 조정을 통한 효율화작업을 통해 수익성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데, 특히 베이커리 사업과 급식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 밖 수주를 늘리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푸드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전년 동기보다 1.93% 줄어든 3864억 원으로 집계됐다.
추정치대로면 신세계푸드는 최근 4개 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 감소세를 이어가게 된다. 지난해 3분기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이 1.94%, 4분기 0.79% 줄어들며 제자리걸음을 했고, 올 1분기에는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이 6%나 빠졌다.
신세계푸드의 외형 축소에는 작년 10월 신세계푸드 수장에 오른 강승협 대표가 부실사업을 정리하며 사업조정을 통한 효율화 작업을 지속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부터 식자재유통, 베이커리, 급식, 외식 등 모든 사업부문에 걸쳐 저수익 사업을 철수하는 등 수익성 중심 경영기조를 강화해왔다. 올 10월에는 음료 프렌차이즈 자회사인 스무디킹코리아 영업도 종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푸드가 비용효율화 등에 힘입어 올해 전년보다 73% 급증한 영업이익 36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매출 규모 축소가 지속되면서 외형 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세계푸드는 수익성 강화를 위한 효율화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영업이익 300억 원 체력을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노브랜드버거 가맹 사업 이외 중장기 성장 동력에 대한 해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강 대표는 외식사업 역량을 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버거에 집중시키고 출점 비용을 40% 넘게 낮춘 신규 가맹 모델을 도입하며 해당 사업을 크게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5월 노브랜드버거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가맹 모델을 통한 사업 확장으로 2030년까지 버거 업계 ‘톱3’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브랜드버거 신규 출점 모델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가맹 사업 관련 예비사업주들의 상담 문의는 빗발치고 있지만 임대차와 물건지(地)를 정하고 본격적으로 가맹 출점을 하기 까지는 시간차가 있다”며 “아직은 기존 모델 출점이 더 많은 상황으로 점차 새로운 평형 모델 출점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베이커리 사업과 급식 사업에서 계열사 밖 일감을 확대하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베이커리 사업 매출은 신세계푸드 전사 매출 가운데 30~35%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식자재 유통 사업 다음으로 많은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150여개 매장 대부분에 입점한 E베이커리·블랑제리와 이마트 자회사 SCK컴퍼니가 운영하는 스타벅스에 빵과 디저트를 납품하고 있다. 스타벅스 푸드 제품의 약 60%를 신세계푸드가 담당한다.
강 대표는 이마트 계열사 이외 채널로 베이커리 제품 공급 확대를 통해 추가적인 외형 성장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커피 전문점이 크게 늘면서 함께할 수 잇는 푸드 베이커리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회사가 보유한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스타벅스 이외의 다른 브랜드 채널로 공급을 확대하고 비계열사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 비계열 매출 확대를 통해 이마트의 그늘에서 벗어나 실적 안정성을 확대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할인점 이마트 실적이 둔화하면 성장성도 타격을 받아왔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신세계푸드는 베이커리 부문 일부 사업구조 효율화 영향에도 대형마트 인스토어 베이커리 이외의 확장으로 마트 트레픽과 관련한 위험(리스크) 완화를 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 신세계푸드가 2월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문을 연 베이커리 ‘보앤미’ 매장 전경. <신세계푸드> |
기존 베이커리 사업도 신세계푸드 외형 성장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세계푸드 식자재 유통사업과 급식사업, 외식사업 매출이 일제히 뒷걸음친 가운데 베이커리 사업은 전년과 비슷한 매출 수준을 유지했다.
신세계푸드는 경기 침체 속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합리적 가격에 판매하는 마트 피자와 냉동 베이커리 시장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신세계푸드의 ‘베키아에누보’ 냉동 샌드위치 판매량은 2023년보다 1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대표는 급식사업에서도 그룹 외부 일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급식사업 역시 수익성에 방점을 찍고 저수익 사업장을 축소·철수하고 대형 사업장 위주 수주를 추진해왔다.
특히 고급 아파트 커뮤니티 단체급식 수주를 확대하며 기업 등 다른 대형 사업장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1분기 SK키파운드리, 공주대학교, 반포원펜타스 신규 급식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분기에도 SK텔레콤 판교, 신검단 로얄파크씨티, 쿠쿠홈시스 본사, 하나금융데이터센터, 강동그란츠리버파크 급식 사업을 따냈다.
신세계푸드는 현재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현재 국내 4대 그룹 모두의 일부 사업장에서 급식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강 대표는 1995년 신세계에 입한 30년 ‘신세계맨’으로, 2020년 이마트 지원본부장 겸 재무담당, 2022년 이마트 지원본부장겸 지마켓 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한 ‘재무통’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 전무를 지내다 신세계푸드 대표에 선임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