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은행이 추진하던 디지털화폐(CBDC) 사업이 멈춘 뒤 재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CBDC 실거래 1차 테스트(한강 프로젝트) 참여 은행들과 비대면 회의를 열고 2차 테스트 논의를 잠정 중단 및 보류한다고 통보했다.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추진하던 디지털화폐(CBDC) 2차 실험이 잠정 중단됐다. |
한국은행은 은행들에 “관련 내용 법제화와 정책 방향이 정리된 뒤 재논의하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회 등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논의가 이뤄지며 은행권 내부에서도 CBDC와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이 뒤섞인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 영향으로 읽힌다.
한국은행은 4월 초부터 6월 말까지 7개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BK기업, BNK부산)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거래 실험 ‘디지털 테스트 프로젝트 한강’을 실시했다. 참여 인원은 10만 명이었다.
기존 계획대로면 1차 실험 뒤 송금, 결제 가맹처 확대, 인증방식 간편화 등을 포함해 연말 2차 실험이 시작된다.
하지만 금융권에 따르면 실험 비용을 지불하는 참여 은행들이 “상용화 일정이 불투명한 가운데 비용만 늘고 있다”며 한국은행에 장기 로드맵 제시를 요청했다.
실제 1차 테스트에 참여한 7개 시중은행은 전산 시스템과 마케팅 등 인프라 구축에 은행당 30억~60억 원을 투자하며 모두 합쳐 약 350억 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됐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한국은행 주도 CBDC 실험이 중단된 뒤 개별 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도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