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올해도 초대형점포를 계속 열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관리(WM)서비스를 강화하고 전체 영업점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여러 증권사들이 주요 지역의 영업점 일부를 통폐합해 직원 60명 이상이 근무하는 초대형점포로 만드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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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겸 미래에셋대우 회장은 서울과 수도권, 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전국 거점지역에 미래에셋대우의 초대형점포 7곳을 신설하기로 했다. 직원 100여명이 점포 1곳당 상주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기존의 20~30명보다 훨씬 많다.
박 회장은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임직원회의에서 “일본 노무라증권이나 다이와증권은 점포 1곳당 영업인력이 200~300명인 곳도 있는데 영업직이 전략을 스스로 짜서 사업을 할 수 있는 점포를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서울에서 초대형점포 3곳을 운영하고 있다. 점포 직원 수는 1곳당 60~70명 수준이다. 삼성증권도 최근 서울 주요지역에 초대형점포 3곳을 개점했는데 직원 규모만 1곳당 90~100명에 이른다.
KB증권은 KB금융지주 차원에서 초대형점포를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서울에 초대형점포 2곳을 신설하기로 했다. 유안타증권은 서울 지역의 영업점 2곳을 합쳐 통합점포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자산관리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초대형점포를 늘리고 있다.
초대형점포를 운영하는 증권사는 개인자산관리(PB) 고객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서 같은 회사의 투자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초대형점포를 찾은 고객에게 자산관리에 관련된 세금·부동산·법무 상담을 함께 진행하는 등 종합적인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고객들이 PC인터넷과 모바일로 옮겨간 점도 초대형점포가 잇달아 설립되는 원인으로 꼽힌다. 고객들이 증권사 영업점을 점차 찾지 않자 영업점 통폐합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 주식위탁매매 고객들 가운데 14%가 지난해 증권사 영업점을 직접 찾거나 전화를 통해 주식을 거래했는데 10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한 거래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80%에 이르렀다.
초대형점포를 운영하는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고객이 직접 찾아올 이유가 있는 영업점을 만드는 것이 영업점 여러 곳을 보유한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초대형점포가 고객의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도 유리한 부분이 많아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이 2014년에 영업점 19곳을 초대형점포 5곳으로 통합하는 방식으로 비용절감과 사업특화를 추진해 수익성을 대폭 강화한 선례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현재 영업점 7곳을 두고 있는데 4곳이 직원 100명 이상씩 근무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