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올해 세운 판매목표를 달성하기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해외언론과 증권사 사이에서 현대기아차가 올해 825만 대를 팔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 현대기아차, 미국과 중국 성장세 꺾여 타격입을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현대기아차가 올해 험로를 걷게 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중국과 미국 등 주요시장의 성장이 정체돼 있어 올해까지 2년 연속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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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기아차는 2일 시무식을 열고 올해 판매목표를 현대차 508만 대, 기아차 317만 대 등 모두 825만 대로 제시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주요시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미국이 올해 부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는 “미국은 기준금리가 올라 할부시장이 위축되고 대기수요가 없어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며 “중국은 소형차 구매세 인하폭이 축소돼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미국 자동차판매는 2016년과 비교해 0.1% 후퇴하고 중국은 4.4%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2016년에 2015년보다 각각 0.1%, 15.5% 성장했던 것과 비교해 미국은 후퇴하고 중국은 기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 미국에서 138만7528대, 중국에서 167만8922대를 판매했다. 전체판매에서 각각 17.3%, 20.9%에 이른다. 중국과 미국 자동차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판매도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
안젤라 홍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판매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다”고 평가했다.
◆ 현대기아차, 신공장 가동효과 보면서 중국 성장둔화 돌파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중국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해도 신공장 가동효과 등에 힘입어 판매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창저우공장이 가동된 데 이어 올해 충칭공장이 가동을 시작한다”며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부진했던 중국 중서부지역에 충칭공장이 들어서면 중국판매 확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충칭공장이 준공되면 중국 중서부지역에서 홍보효과 등을 보면서 중국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칭공장은 연산 30만 대 규모를 갖춘 현대기아차의 5번째 중국생산거점으로 올해 4분기에 완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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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
충칭시는 인구 3천만 명이 살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도시인데 중국 전반의 경제발전 속도보다 더 빠르게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충칭시를 중국판매 거점으로 삼게 되면 판매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이에 맞춰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중국 중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현대기아차 판매점을 늘리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2016년에는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2017년에는 중국의 신공장효과를 볼 것"이라며 "멕시코와 중국 창저우공장 가동이 안정되고 중국 충칭공장이 신규가동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생산판매가 성장궤도에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러시아와 브라질, 중동 등 신흥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것도 현대기아차가 판매목표를 달성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브라질, 중동을 포함한 신흥국의 자동차 판매가 회복되는 것이 관건”이라며 “현대차가 러시아와 브라질에 소형SUV인 크레타를 판매하기 시작하면 크레타가 현대기아차의 판매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브라질, 중동은 석유 등 천연자원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다. 그동안 국제유가가 낮은 기조가 유지되면서 이 국가들이 경제침체를 겪었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50달러대를 넘어서면서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과 자동차판매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만큼 신흥국 경제가 회복되면 현대기아차의 자동차판매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